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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청년 만난 李 "10명 경쟁인데 기회는 6개,기회 늘리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반(反) 페미니즘’ 취지의 글을 연달아 공유한 것에 대해 “편드는 것으로 오해 받아서 난처했다. 편든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해명했다. 다만 그는 “그 내용이 부당하더라도 아예 들어주지 않는 것보다 들어주는 게 100배 낫다고 하더라”며 청년층과 소통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권 대학언론연합회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정의하는 공정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2030세대 타깃 행보다. 그는 공정성 문제에 대한 인식과 관련,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 사이에 큰 간극이 있는 것 같다”며 “기성세대들은 기회가 많은 사회에 살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10명이 경쟁하는데 기회가 6개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저도 가끔씩 ‘앗, 내가 또 잘못 얘기한 게 아닐까’ 생각할 때가 꽤 있다”며 “얼마 전에 어떤 글을 함께 보자고 올렸다가 ‘너무 편드는 거 아냐?’(란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잇달아 ‘2030 남성 표를 얻으려면 페미니즘과 거리를 두라’는 취지의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공유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일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해당 글 작성자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의원 지지자였다는 점을 두고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되지도 않는 걸 마구 약속하는 사람에게 의지했을까”라며 “(그럼에도) 옆에서 ‘힘들지? 내가 같이 해줄게’ 하는 게 들어주지도 않는 것보다 100배 낫다는 얘기를 듣고 그랬다(글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권 대학언론연합회 20대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가 끝난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권 대학언론연합회 20대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가 끝난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그는 “공정성이 많이 훼손돼 젊은 세대가 좁은 공간에서 누군가를 밀어서 떨어뜨리고, 나는 살아야 하는 ‘생존 투쟁’이 된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며 “그 안에서나마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그보다 기회의 장을 넓히는 데 더 에너지를 쏟아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든 개선해보도록 노력하겠다”며 “답이 안 돼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미움받는 제일 큰 이유가 부동산”이라며 “(정부가) 노력을 했다고 해도, 결과는 평생 벌어도 집을 살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 점에 대해 민주당의 주요 구성원으로서 또 한 번 정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줬다”며 “국민들, 특히 사회초년병들에게 평생 집을 못 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열패감과 불안감을 만든 결과에는 분명히 책임질 수밖에 없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집값이 오른 원인에 대해선 “(공급이) 이걸로 충분하다고 판단한 게 문제의 출발점이었다. 계속 수요 측면만 억제한 것”이라며 “투기용 수요를 억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게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는 공급을 대대적으로 늘리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혹시 집값에 너무 큰 영향 주면 오히려 반발하지 않을까 지적할 정도로 대량 공급 정책을 눈에 띄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청년층이 겪는 고통을 해소할 방안에 대해선 “이 작은 경쟁 체제 속에서 경쟁의 룰이 공정하고, 과정도 더 공정하게 해서 결과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공정한 질서를 회복해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과 기회들이 효율성을 발휘하는 게 하는 성장의 길”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에너지 고갈이나 기후위기 등 대외적 요인을 공동체 힘으로 과감하게 투자해 혁신해서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탄소세 도입을 예로 들었다. 그는 “탄소부담금을 부과하면 우리 기업은 국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물가가 오르고 산업이 전환하는 데 비용이 따르기 때문에 국가적 투자와 대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李, 공공심야약국 찾아 의약업계 격려도

한편, 이 후보는 이날 마포구에 있는 한 공공 심야 약국에서 김대업 대한약사회장 등 의약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공공 심야 약국은 지자체 지원을 받아 심야시간에 운영하는 약국으로, 약 40억원 규모의 관련 예산안이 국회 복지위를 통과 후 예결위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 후보는 약국 현장에서 “약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꽤 많은데, 이번에 제 아내가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제가 응급실 앞에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며 부인 김혜경씨가 최근 낙상사고를 당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증상이 좀 약하면 약국을 이용할 수도 있는데, 급할 때 전부 응급실로 몰려가면 의료체계에 부담이 된다”며 “이것(심야약국)도 사실 공공 의료체계 일부로 급할 때 심야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예산에 대해 “사실 국민들이 받는 혜택이나 공공 이익을 생각하면 적은 편”이라며 “예산의 효율적 집행이란 측면에서 정말 잘 쓰는 것 같다. 이번에 (국회) 복지위원들도 이견 없이 다 증액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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