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명 '집콕 플라스틱' 모으니…식품 포장재가 주범, 그 중 1등은?

중앙일보

입력 2021.11.17 16:20

업데이트 2021.11.17 16:41

그린피스의 집콕 플라스틱 조사에 참여한 시민이 집안에서 하루동안 사용한 플라스틱을 늘어놓은 모습. 페트병과 비닐, 에어캡, 일회용 마스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사진 그린피스

그린피스의 집콕 플라스틱 조사에 참여한 시민이 집안에서 하루동안 사용한 플라스틱을 늘어놓은 모습. 페트병과 비닐, 에어캡, 일회용 마스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사진 그린피스

집에서 쓰고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은 얼마나 될까. 시민 약 2700명이 일주일간 '집콕'하며 배출한 플라스틱을 모아보니 8만개에 가까웠다. 이들 쓰레기의 주범은 식품 포장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 플라스틱 집콕 조사-일회용의 민낯' 보고서를 17일 공개했다.

그린피스, 시민 참여 플라스틱 쓰레기 조사
일주일간 집에서 약 8만개 나와, 일회용품↑
"분리배출 잘 해도 한계, 재사용으로 가야"

그린피스는 지난 8월 23~29일 전국 841가구(2671명)가 동참한 가정 내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국내에서 실시한 시민 참여형 플라스틱 배출 조사 중 최대 규모다. 1~5인 가구 구성원인 이들은 일주일 동안 집안에서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정리·기록했다. 이렇게 모인 플라스틱 쓰레기 수는 7만7288개에 달했다. 한 가구당 92개꼴이다.

그린피스의 집콕 플라스틱 조사에 참여한 시민이 집안에서 하루동안 사용한 플라스틱 제품 정보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 그린피스

그린피스의 집콕 플라스틱 조사에 참여한 시민이 집안에서 하루동안 사용한 플라스틱 제품 정보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 그린피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어떤 플라스틱이 제일 많았을까. 그린피스가 분석한 결과 일상적으로 매일 먹고 마시는 식품에 쓰이는 포장재가 전체 배출량의 78.1%(6만331개)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칫솔, 샴푸, 마스크 등 개인위생용품(14.6%), 에어캡 같은 일반 포장재(4.1%) 순이었다. 특히 개인위생용품의 절반이 넘는 53.8%가 일회용 마스크였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장기화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세부 품목별로는 음료ㆍ유제품류가 전체 배출량의 32.5%에 달했다. 생수와 우유 등 마실 것에 쓰이는 플라스틱 포장재가 가장 많다는 의미다. 과자ㆍ간식ㆍ디저트류(12.9%)와 배달용기(7.7%), 즉석밥ㆍ냉동식품 등 가정간편식류(7.6%)에도 포장재가 많이 쓰였다. 배달용기는 상대적으로 배달 음식 이용이 잦은 1인 가구에서 많이 나온 편이었다.

‘집콕’ 플라스틱 배출량 많은 식품 제조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집콕’ 플라스틱 배출량 많은 식품 제조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렇다 보니 식품 제조사가 플라스틱 폐기물 지분 상당수를 차지했다. 배출량 상위 10개 식품 업체 제품을 합치면 전체 배출량의 23.9%였다. 롯데칠성음료, CJ제일제당, 농심, 롯데제과, 코카콜라, 풀무원, 오뚜기, 동원F&B,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매일유업 순으로 많았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최지승 씨는 "식생활이 핵심 소비 분야가 된 만큼 관련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친환경적 배려가 필요하다. 물과 음료에서 쓰레기가 많이 나오니 플라스틱 음료병을 유리로 바꾸거나 리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특히 식품 포장재에 쓰인 플라스틱은 재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폐기물 절반 가까운 47.4%가 비닐류였다. 비닐 일부는 재활용되지만, 나머지는 태워서 연료로 쓰거나 그냥 매립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비교적 재활용이 용이한 단일 플라스틱 소재(PET, PP, PS, HDPE, LDPE 합계) 비율도 46.3%에 그쳤다. 재질이나 종류에 따라 다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는 셈이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김은정 씨는 "이번 조사를 통해 내가 아무리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도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염정훈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각 가정에서 분리수거를 잘하더라도 실제 재활용에 이르는 비율은 낮을 수밖에 없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해결하려면 중장기적으로 재사용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24일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24일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심각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갈수록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경제포럼 연구에 따르면 별다른 조치가 없을 경우 2050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5년의 3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린피스는 가정 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선 기업과 정부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기업은 일회용 플라스틱의 실제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플라스틱 감축 로드맵을 마련한 뒤 책임감 있게 이행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의 플라스틱 감축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감시ㆍ감독해야 한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