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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쥴리벽화'의 그, 尹 저격벽화 가렸다 "조용히 살고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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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관철동 외벽에 그려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저격 벽화가 17일 오전 판자로 가려져 있다. 건물주이자 벽화 임대인 여정원(58)씨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 이슈에 대한 그림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피해가 막심하다”며 벽화를 덮은 이유를 설명했다. 벽화를 그렸던 그래피티 작가 닌볼트(43)는 이날 판자 위에 ‘세상이 예술을 죽였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김지혜 기자

서울 종로구 관철동 외벽에 그려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저격 벽화가 17일 오전 판자로 가려져 있다. 건물주이자 벽화 임대인 여정원(58)씨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 이슈에 대한 그림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피해가 막심하다”며 벽화를 덮은 이유를 설명했다. 벽화를 그렸던 그래피티 작가 닌볼트(43)는 이날 판자 위에 ‘세상이 예술을 죽였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김지혜 기자

서울 종로구 관철동 외벽에 그려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저격 벽화가 17일 판자로 가려졌다. 지난 12일 오후 이곳에 ‘전두환 + 개사과 + 왕(王) + 장모 =’ 그림이 그려진 지 5일여만이다. 벽화를 그린 작가와 이 공간을 대여한 문화기획사 측은 법적 대응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건물주이자 외벽 임대인인 여정원(58)씨는 이날 오전 7시쯤 윤 후보를 겨냥한 닌볼트(43) 그래피티 작가의 그림을 판자로 덮었다. 여씨는 ‘쥴리 벽화’로 세간의 입길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쥴리벽화로 논란이 됐던 자리에 또다시 진보성 벽화가 들어오니 여기저기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며 “조용히 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 외벽에 그려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저격 벽화가 17일 오전 판자로 가려져 있다. 건물주이자 벽화 임대인 여정원(58)씨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인 그림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피해가 막심하다”며 벽화를 덮은 이유를 설명했다. 벽화를 그린 작가와 이 공간을 대여한 문화기획사 측은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지혜 기자

서울 종로구 관철동 외벽에 그려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저격 벽화가 17일 오전 판자로 가려져 있다. 건물주이자 벽화 임대인 여정원(58)씨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인 그림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피해가 막심하다”며 벽화를 덮은 이유를 설명했다. 벽화를 그린 작가와 이 공간을 대여한 문화기획사 측은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지혜 기자

닌볼트 작가가 소속된 문화예술 매니지먼트 굿플레이어의 김민호(51) 대표는 내년 6월까지 매달 30만원씩 임대료를 내고 이 건물 외벽을 빌리기로 지난달 여씨와 계약했다. 예술가들에게 본인의 실력을 홍보할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에서다. 쥴리벽화로 이슈가 됐던 이곳이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는 게 김 대표 얘기다. 하지만 계약서 일부 조항 등에 대한 견해차로 양쪽 간 갈등이 불거진 상황이다.

여씨는 “정치 이슈에 대한 벽화가 그려져 내가 피해를 볼 줄 알았으면 대여해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며칠 시간을 줬지만 반박하는 또 다른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니 편향된 벽화를 그냥 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원래는 아예 페인트로 지우려고 했지만, 작가 측도 워낙 강경하게 나오니 일단 판자로 가린 것”이라며 “보수 측을 대변하는 그림이 그려져 균형이 맞으면 판자를 치우겠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쥴리 벽화’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서울 종로구 관철동 건물 외벽에 지난 12일 또 다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한 그림이 그려졌다. 유명 그래피티 작가 닌볼트(43)의 작품이다. 김지혜 기자

이른바 ‘쥴리 벽화’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서울 종로구 관철동 건물 외벽에 지난 12일 또 다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한 그림이 그려졌다. 유명 그래피티 작가 닌볼트(43)의 작품이다. 김지혜 기자

닌볼트 작가와 김 대표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건물주가 계약서 내용을 임의로 해석하는 데다 작가의 표현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법률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닌볼트 작가는 종로구 건물을 찾아 본인의 작품을 덮은 판자 위에 ‘세상이 예술을 죽였다’라고 남기기도 했다. 그는 이런 문구를 쓴 데 대해 “세상의 압박에 못 이겨 건물주가 벽화를 덮지 않았나”라며 “사회가 작가들을 억압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기획자로서 앞으로도 작가들과 일하려면 건물주의 일방적 통보에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작가와 작품을 존중해야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애초 담벼락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아트 배틀’(Art Battle)이나 버스킹 등을 통해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게 목적이었다”며 “하지만 건물주가 닌볼트 작가의 작품을 가려 오히려 정치 이슈로 묻혀버릴 위기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다만 “건물주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며 “건물주는 단지 벽만 빌려주고 작품에 대한 책임은 일체 내가 지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의 아니게 건물주에게 피해가 간 부분은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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