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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나간 한준호의 감성찬가 “두 아이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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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아침 해가 이글거립니다. 새해도 아닌데, 왠지 소원을 빌게 됩니다. ‘이재명 후보께서 대통령이 되어 노무현 대통령께서 못다 이룬 실용주의 정치가 우리나라에서도 그 꽃을 피울 수 있게 해달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오전 7시 28분께 떠오르는 태양 사진과 함께 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합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사건, 본인이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불법 협찬 사건, 허위학력 제출 의혹, Yuji 논문. 범죄혐의 가족을 청와대 안주인으로 모셔야 할까요?”

기도문을 올린 지 36분 후엔 이런 글을 올렸다.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사진을 나란히 올린 뒤 김건희씨를 직격했다. ‘두 아이의 엄마’와 ‘토리 엄마’라는 문구는 41분 뒤 삭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글의 내용 중 김혜경씨와 김건희씨를 각각 지칭한 ‘두 아이의 엄마’와 ‘토리 엄마’라는 문구는 41분 뒤 삭제했다.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글의 내용 중 김혜경씨와 김건희씨를 각각 지칭한 ‘두 아이의 엄마’와 ‘토리 엄마’라는 문구는 41분 뒤 삭제했다. 페이스북 캡처

“첫눈 오네요” 李와 감성 대화…반대 세력엔 “모르면 좀 배우라”

이달 초 수행실장으로 임명된 한 의원은, 이처럼 이 후보에 대한 지지와 이 후보 비판 세력에 대한 공격을 하루에 3~4건씩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이 후보에 대한 응원 글은 주로 곁에서 느낀 소회를 사진과 동영상과 함께 풀어내는 경우가 많다. 김혜경씨의 낙상사고 후 이 후보 첫 일정이었던 지난 10일, 서울의 한 행사장에서 한 의원은 눈 내리는 현장 영상과 함께 이 후보와 나눈 대화를 페이스북에 옮겼다. “첫눈 오네요”라고 먼저 말을 꺼낸 이 후보에게, 한 의원이 “사모님은 괜찮으신가요” 물었더니 “그렇게 혼절하는 모습을 옆에서 처음 봤습니다. 너무 놀라 정신이 없더군요”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틀 후인 12일엔 김씨가 사고 당시 응급차에 실려 가는 사진과 함께 “첫눈 오던 날 아침 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경상도 남자들이 무뚝뚝하다지만, 그건 말투뿐일 뿐”이라고 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지난 13일 지방 순회 중 ‘명심캠프’라는 행사에서 이 후보가 김씨와 전화 통화를 한 뒤엔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사모님과의 통화 너무 애틋하시네요. 다 마치고 정리하며 나오는데, ‘저기는 바다인가요?’ 물으시기에 ‘네 잠시 길 따라 걸어봤는데 참 좋더군요’라고 말씀드리니 걷고 싶다 시네요. 대통령 후보의 길 많이 힘드시죠? 힘내십시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 후보가 최근 언론을 비판하며 “우리가 언론이 되자”라고 주장하자, 페이스북에 ‘#나는대한민국언론이다’ 해시태그 운동을 제안한 것도 한 의원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 후보 비판 세력을 향해선 날 선 표현으로 적극적으로 엄호한다. 이 후보가 지난 12일 존오소프 미국 상원의원을 만나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언급한 데 대해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나오자, 한 의원은 윤 후보가 존오소프 의원 등을 만난 자리에 상석 자리에 앉았다며 “외교 결례란이런 거지요. 모르면 보고 좀 배우세요”라고 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또 김혜경씨 낙상사고로 이 후보가 하루 일정을 전면 취소한 것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평균 직장인들은 아내가 몇 바늘꿰매는 사고를 당했다고 하루 쉬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진중권님 직장생활은 해보셨습니까”라며 “훈수만 두다 보니 뭐든 다 알 거라 착각하시나 본데요. 이런걸 꼰대식 사고라고 합니다”라고 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젊은 여성 표심에 도움될 것”…‘남자 박경미’ 우려도

이런 한 의원을 두고 선거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 응원 글에선 작가이기도 한 한 의원 특유의 감성적인 문체가 돋보이고, 공격에 나설 땐 과거 MBC 파업을 이끌었을 때의 결연함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2030 청년세대, 특히 젊은 여성 표심이 급한 이 후보 입장에서 “아나운서 출신 한 의원의 감성적인 글이 도움될 것”이란 평가도 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2019년 1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게시물. 유튜브 '박경미TV' 캡처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2019년 1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게시물. 유튜브 '박경미TV' 캡처

다만 일각에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예를 들어 “지나치면 독이 된다”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 대변인은 의원 시절이던 2019년 1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박경미가 문재인 대통령께, Moon Light’라는 제목으로 직접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연주하는 영상을 올렸다. 자막에는 “월광 소나타, moonlight, 달빛소나타가 문재인 대통령의 성정을 닮았다”고 썼다. 지난 4월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되자 국민의힘에선 “낯 뜨거운 문비어천가를 외쳤던 박경미 전 의원이 발탁됐다”(김예령 대변인)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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