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블랙 프라이데이 장난감 사기…‘이것’ 때문에 어려워졌다는데 [부모탐구생활]

중앙일보

입력

이웃집 아이는 주식 투자를 한다는데, 우리 집 경제교육은 “아빠 피곤하니까, 내일 설명해줄게”에 머물러있다고요? 건강한 부(富)의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첫걸음.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부모탐구생활로 시작해보세요. 부모를 위한 뉴스, 중앙일보 헬로!페어런츠가 전해드립니다. 이번 편은 블랙 프라이데이와 투자 이야기입니다. 파격적인 세일을 하는 블랙프라이데이, 이때를 노리고 아이 장난감이며 가전제품을 사는 분들 많으신데요, 올해는 곳곳에서 다른 이야기가 들립니다. 왜 그런지 알아볼까요?

올해도 ‘블랙(Black) 프라이데이’가 될 수 있을까요?

블랙프라이데이와 글로벌 공급망. 게티이미지뱅크

블랙프라이데이와 글로벌 공급망. 게티이미지뱅크

바야흐로 연말 쇼핑시즌입니다. 11월부터 시작된 위드 코로나와 맞물려 길거리 상점에서도, 인터넷 배너창에서도 연말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미국에서 블랙 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크리스마스까지는 이어지는 기간은 연간 소비의 4분의 1이 집중되는 최대 쇼핑시즌입니다. 특히, 블랙 프라이데이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끔 만드는 역대의 할인율을 자랑하는 덕분에 그 전까지 지속되던 장부상의 적자(赤字)가 흑자(黑字)로 전환된다 하여 ‘블랙(Black)’이라는 말이 붙었다 하니 두말할 필요가 없죠.

중국 역시 2009년 알리바바가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시작하면서 ‘광군제(11월 11일)’가 중국 최대의 쇼핑 시즌으로 자리 잡았고, 우리나라도 2015년부터 소비 진작 차원에서 정부 주도하에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작하면서 매년 연말 대규모 세일 행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좀 달라 보입니다. 미국 월마트나 코스트코의 판매대는 재고가 없어 텅텅 비어 있는데, 어렵게 구한 물건들이 실린 컨테이너선들은 하역작업을 할 인력이 부족해서 항구에 발이 묶여 있다고 합니다. 재고를 확보하기 어려운 탓에 업체들이 연말 쇼핑시즌의 할인폭을 예년에 비해 낮춰 잡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과연 올해도 ‘블랙’ 프라이데이가 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것이 비단 미국만의 상황일까요?

물건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고?

최근 김 과장은 신차를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고 대리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맘에 두었던 SUV 차량은 지금 계약해도 내년 여름에야 차량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인기가 높은 전기차의 경우에는 신차를 받기까지 일 년이 걸린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연초에 계약했다던 옆자리 박 대리가 지난여름 끝자락에야 신차를 받았다고 하긴 했지만, 일 년이 지나도록 상황이 나아지질 않았을 줄은 몰랐습니다.

차량 구매자가 많아서 일까요(수요)? 아니면 신차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일까요(공급)? 문제는 양쪽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현재는 후자인 공급 차질에 따른 재고 부족의 영향이 더 큽니다. 특히, 자동차처럼 수많은 부품이 합쳐져서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 내는 제품의 경우에는 멈춰버린 공장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가동되어야 하기 때문에 좀처럼 재고가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게 바로 문제인 것이죠.

블랙프라이데이와 글로벌 공급망. 게티이미지뱅크

블랙프라이데이와 글로벌 공급망.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공급망이 뭐길래?

‘글로벌 공급망(Global Value Chain)’이란 세계 각국에 있는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완제품을 판매하기까지 거치게 되는 수많은 단계를 지칭합니다. 제품을 기획하고, 원자재 및 부품을 조달해, 가공 혹은 조립, 생산에 이르기까지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분업의 과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실제 소비자의 손에 물건이 도달하려면 포장, 운송 등의 물류 과정이 더해져야 합니다.

20년 전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며 형성된, 이러한 촘촘한 그물망에서 어느 한 곳이라도 장애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잘못 밟은 브레이크 한번 혹은 무심한 차로 변경이 몇 km 뒤의 교통 체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중국, 인도, 베트남의 공장들의 정상 가동이 요원한 가운데 인력 부족 등에 따른 물류 대란이 맞물리면서 연말 대목을 앞두고도 미국 월마트나 코스트코의 판매대가 채워지질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겁니다.

관련기사

‘공급망’ 차질이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이러한 공급망 차질은 투자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앞선 김 과장의 사례처럼 생산 차질에 따른 재고 부족과 물류 대란 등으로 말미암아 소비자들은 정작 물건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장기화되면 결국 소비는 위축되고, 경기가 둔화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한편, 기업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해 웃돈을 지불하는 경우가 생기며, 이는 생산원가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늘어난 비용만큼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면 기업들의 이익은 줄어들게 되고, 이는 곧 생산과 투자, 고용의 감소로 이어져 또다시 소비 위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 가격(물가)의 상승이 개인 소득의 증가 속도보다 빨라질 경우에도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드니 문제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보다 큰 시각으로 볼까요? ‘글로벌 공급망’이라는 순환적 구조 속에서 물가 상승과 경기 부진이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일도 발생하게 됩니다. 세계의 공장인 신흥국들의 생산자물가 상승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이를 소비하고 있는 선진국의 물가도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최근 발표된 중국의 생산자 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에 이어, 미국 10월 소비자물가도 3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역으로 선진국의 소비 위축이 길어진다면, 신흥국의 수출 감소와 경기 부진을 야기할 것입니다. 결국 공급망 차질은 텅 빈 판매대의 문제로 남지 않고, ‘경기(펀더멘탈)’를 반영하는 주식,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 가격을 하락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헬로 페어런츠를 배달합니다. 김주원 기자

헬로 페어런츠를 배달합니다. 김주원 기자

 오만가지 고민을 안고 있는 대한민국 부모들을 위해 중앙일보가 준비했습니다. 부모가 먼저 읽고 밥상 머리에서 나눌 수 있는 뉴스부터 경제교육, 부모상담, 주말 체험까지 중앙일보 헬로!페어런츠(www.joongang.co.kr/parenting)에서 만나보세요. 풍성한 부모뉴스를 배달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