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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500명 코앞…접종률 80%, 확진자 대동소이한데 중환자 가파른 상승 왜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급격히 불면서 500명에 육박했다. 16일 495명까지 늘어나 지난 13일(485명)에 이어 사흘 만에 최다치를 경신했다.

확진자가 연일 2000명대 안팎을 기록하고 있지만 비교적 예상 범위 안에 있는 반면 위중증 환자 증가 속도는 심상치 않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신규 환자는 지난 10일부터 일주일째 2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확진자 추이에 대해 당국은 16일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우려할 정도로 급격한 증가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유행이 안심할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극단 조치를 강구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인 것도 아니다”라면서 “전체 확진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규모 유행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커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15일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15일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돌입 2주째인 상황에서 예상 시나리오(5000~7000명)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2000명 초·중반대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손 반장은 “유럽 등 일상회복 이후 대규모 유행이 촉발된 외국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의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 6일(411명) 400명대로 올라선 뒤 10일 만에 정부가 안정적 관리 수준으로 제시한 500명 직전까지 치솟았다. 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는 10월 넷째 주(10월 24~30일)만 해도 333명이었는데 11월 둘째 주(11월 7~13일) 447명까지 늘었다. 앞으로 더 늘 수 있다.

이상원 방대본역학조사분석단장은 “500명보다 환자가 더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의료병상 확보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중증 환자가 늘다 보니, 사망자도 동반 상승하는 추세다. 주간 사망 환자는 10월 넷째 주 85명에서 11월 둘째 주 127명까지 늘었다.

전국민 접종률이 80%에 육박하고 고령층의 경우 60대 94.4%, 70대 92.8%, 80세 이상 82.3% 등으로 10명 중 8, 9명꼴로 접종을 완료했으며 확진자 규모가 갑자기 불어난 것도 아닌데 위중증 환자는 왜 이렇게 늘까.

전문가들은 고령층 접종 효과가 감소하면서 확진 규모 자체가 늘고 중증,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풀이한다.

코로나19 백신 연령별 접종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백신 연령별 접종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했던 고령층의 감염과 중증 예방 효과가 낮아지면서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의 환자 비율,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래 반장은 “한 달 전 60대 이상 확진자 비중이 17~18%였다면 지난주 35~36%로 2배 약간 안 되게 증가했다”며 “고령층 감염이 증가하면서 이로 인해 위중증 환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또 “고령층 환자들 보면 돌파 감염이 반, 미접종자가 반 정도”라며 “접종 완료 후 돌파 감염된 경우 미접종자에 비해 치명률, 위중증률이 1/5로 떨어지긴 하지만 젊은 층보다 위험도가 높다”고 말했다.

연일 2000명대 발생이 누적된 탓에 시간이 지나 위중증 환자로 발전하는 이들이 생겨나는 것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진자 증가가 후 반영되는 것과 특정 집단(고령층)에서의 백신 효과가 감소하는 영향이 같이 있다”고 말했다.

50대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이 시작된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 추가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50대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이 시작된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 추가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한동안 접종 효과로 잠잠했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 취약시설 내 집단감염이 최근 다시 터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17시 기준 전국 요양병원 30곳, 요양시설 23곳에서 집단감염으로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를 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병원은 고령의 뇌졸중, 치매, 암 말기 환자 등이 모여있다”라며 “일반 환자도 아니고 중증 환자를 코호트 격리하는 것인데, 지난해 12월 유행 때도 사망자가 여기서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실제 고령층 사망자의 30%는 이런 취약시설에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사망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사망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에 대한 부스터샷에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하지만 16일 기준 60세 이상 고령층 및 고위험군 등은 99만3791명 대상자 가운데 43만2571명만 추가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해 3주여 흘렀지만 절반 채 안 되는 인원이 완료해 상당수가 미접종 상태다. 접종 후 효과가 2~3주 뒤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는 위중증, 사망자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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