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Z표심 위해 기후 활동가 만난 李…"때론 룰 어길 수도"논란

중앙일보

입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6일 청년세대 기후활동가들을 만나 “기후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서 질적으로 전환된 경제체제를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겠느냐”며 “기후문제를 헌법에 넣어 국민 인식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서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및 대학생 2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환경 문제에 대해 “과거에는 양심의 문제, 잘하면 좋은 선의의 문제였다면, 이제는 인류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단순히 이겨내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요인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후위기를 기회로 바꿀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에너지 고속도로로 신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산업 재편도 신속하게 만들어내고, 신산업을 창출해 좋은 일자리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말을 들은 활동가들은 “후보님이 제시한 기후 비전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데 공감할 수 없다”, “이 후보도 기후위기를 핵심 의제로 삼기보다는 한 발짝 떨어져서 회피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현재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회주의자가 아니라면 제대로 된 정치로 증명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6일 오전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 파랑고래에서 청소년 청년 기후활동가들과 기후위기를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보가 간담회에 앞서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6일 오전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 파랑고래에서 청소년 청년 기후활동가들과 기후위기를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보가 간담회에 앞서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에 이 후보는 “우리 사회가 ‘넷 제로’(탄소중립)로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수단은 탄소세 도입인데, 이 얘기 자체를 사실 잘 못한다”며 “오늘 이 얘기를 한 것만으로도 아마 ‘세금 더 내라 한다’는 정치적 공격이 엄청나게 들어올 거다. 그런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난 현실주의자라 불가능한 것을 던지고 주저앉아 있지 않는다. 합의된 것부터 하자”며 “프랑스에서 시도했던 것처럼 기후문제를 헌법에 넣는 것부터 첫 번째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탄소배출 감축 목표치에 대해선 “정부가 2030년 탄소 축소 목표를 28%에서 40%로 올렸는데, 저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2030년까지 50%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2050년 탄소배출 넷제로’를 선언하면서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李, 청년활동가에 “룰 어기면서 살 수도 있다”

이 후보는 한 청년 활동가가 두산중공업의 석탄발전소 건설에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가 벌금형을 받은 일화를 듣고는 “우리는 때로 사회 중요한 과제에 대해 범법을 하는 때도 있다. 나도 범법자, 전과자”라며 “공동체의 합의된 룰을 일부 어기면서 (자신의 주장을) 세상에 알리고 싶을 수도 있다. 저는 그런 식의 삶을 응원한다”라고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활동가는 기자를 만나 “이 후보가 여타 정치인들에 비해 기후위기 문제를 잘 인지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건 단순히 잘 아는 것을 넘어 대안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활동가도 “기후위기 관련 구체적 비전을 묻는 질의서를 이 후보에게 전달해 2주 뒤에 답변을 받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실제 공약 실천 의지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일정은 이 후보가 최근 청년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이달 들어 가상자산, E-스포츠, 주택 문제 등 2030세대 관심도가 높은 주제 관련 현장을 잇달아 찾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엔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를 공약했고, 전날엔 ‘e-스포츠 발전 국회의원모임 창립총회’에 참석해 국군 내 ‘상무 e-스포츠단’ 창단을 제안했다. 지난 6일 청년주택을 방문한 자리에선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청년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