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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고민정 또…'분교' 해명하려다 '지방대' 논란 불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모교인 경희대 수원캠퍼스(현 국제캠퍼스·이하 수원캠)를 ‘분교’로 지칭해 논란에 휩싸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희대 재학생들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해명 글에서 경희대 수원캠을 ‘지방대’로 지칭하면서 다시 논란이 일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사회복지특위 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회복지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사회복지특위 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회복지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고 의원, 후배들에게 문자 보내 해명

고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휴대폰 번호로 항의 문자를 보낸 경희대 재학생들에게 직접 답장을 보냈다. 당시 고 의원에게 문자를 보낸 한 재학생은 “블라인드 채용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자 모교의 위상과 재학, 졸업생들의 명예를 깎아내릴 수도 있다는 의원님의 발언에 큰 실망을 했다”며 “이른 시일 이내에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적었다. 앞서 고 의원은 지난 13일 “당시 분교였던 경희대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 블라인드 테스트로 KBS에 입사한 경험이 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모교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고 의원은 “짧은 문자로 그 복잡함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답을 드리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 글을 쓴다”며 1600자 분량의 답장을 보냈다. 고 의원에게 항의 문자를 보낸 다수의 경희대 재학생들이 같은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답장에서 고 의원은 “국제캠퍼스 졸업생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느끼신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모교의 위상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었을 거란 생각은 거둬달라”고 해명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모교 폄하 발언에 대해 항의한 경희대학교 재학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독자 제공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모교 폄하 발언에 대해 항의한 경희대학교 재학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독자 제공

그러나, 고 의원은 해명 문자에서 모교를 ‘지방대’로 지칭했던 과거 발언을 언급해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자신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 표현이 나왔다. 고 의원은 “작년 검찰 조사를 받은 바가 있다”면서 “페이스북 출신 학교란에 ‘경희대학교’라고만 기재했는데 이걸 두고 수원캠퍼스를 밝히지 않음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 의원은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학력을 허위로 기재하고 선거운동을 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당선 후 피고발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았다.

고 의원은 “검사에게 ‘저는 수원캠을 다닌 것이 콤플렉스가 아니므로 회기캠인척 할 이유가 하등 없다’고 주장했지만 설득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제 책에 쓴 한 줄의 글이 기소되지 않는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책에서 저는 ‘지방대 출신으로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했을 때…’라고 쓴 부분을 증거로 제출했고 그제야 검찰은 회기캠인척 할 이유가 없다는 제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 수원캠이 지방대였다는 취지의 글을 소명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한 것이다.

‘경희대 수원캠=지방대’ 논란

그러나, 고 의원이 문자메시지에서 ‘경희대 수원캠=지방대’라는 취지로 한 표현은 분교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 15일 고 의원은 “20년 전 당시 학과 분리가 대부분은 되어 있었지만, 일부 그렇지 않은 학과도 존재했기에 분교이면서도 분교가 아니기도 했다”면서 “그럼에도 오해의 소지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 분교라는 말은 (게시 후) 몇 시간 후에 삭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현재의 논란에 대해 “을들의 전쟁을 보고 있는 것만 같다”면서 “지방이든 서울이든 해외든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으로 평가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함에도 우리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해 계속 서로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적었다.

“나는 회색인. 후배도 모교도 없어졌다”

재학생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고 의원은 “어쩌면 저는 회색인인지도 모르겠다”며 “저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경희대 수원캠퍼스를다녔던 것이다. 어느 면에서는 더 이상 후배도 없고 돌아갈 모교도 없어져 버린 셈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서울대든 경희대든 그 어떠한 곳이든 차등적 시선이 존재하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세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답장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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