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각 그랜저' 부활…1세대 레트로 감성 되살아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16 15:15

업데이트 2021.11.16 15:46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헤리티지 그랜저. 각 그랜저라 불리는 그랜저 1세대를 전기차로 만든 콘셉트카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헤리티지 그랜저. 각 그랜저라 불리는 그랜저 1세대를 전기차로 만든 콘셉트카다. 사진 현대차

구관이 명관일까. 전동화가 추억 속 자동차 모델을 되살리고 있다. 복고주의라 불리는 세계적인 레트로(retro) 문화 현상도 이를 부추긴다. 현대자동차는 ‘각 그랜저’로 불리는 그랜저 1세대 모델을 전기차로 복원했다. 플래그십 세단인 그랜저의 탄생 35주년을 기념해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란 컨셉트 모델을 제작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 전시 중인 각 그랜저는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헤리티지 그랜저는 각진 1세대 모델의 디자인을 살리면서 램프와 그릴 등은 새롭게 디자인했다. 내부는 벨벳 소재를 사용해 그랜저의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현대차의 헤리티지 시리즈는 지난 4월 공개한 포니 EV 콘셉트카에 이어 두 번째다. 포니 EV는 1975년 출시한 포니 3도어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만의 헤리티지를 보여주자는 측면에서 전기차로 디자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콘셉트카를 전기차 모델로 양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으나 헤레티지 디자인을 계승할 가능성은 있다.

쌍용차가 최근 공개한 SUV KR10의 스케치. 1996년 출시한 뉴 코란도를 계승했다. 세계적인 레트로 열풍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쌍용차

쌍용차가 최근 공개한 SUV KR10의 스케치. 1996년 출시한 뉴 코란도를 계승했다. 세계적인 레트로 열풍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쌍용차

쌍용자동차도 추억의 모델을 소환했다. 쌍용차가 최근 디자인 스케치를 공개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KR10은 뉴 코란도의 외형을 현대적으로 복원했다. 뉴 코란도는 1996년 출시해 2005년까지 사랑받던 모델이다. 쌍용차가 향후 선보일 순수 전기차에서 코란도의 이미지를 어떻게 계승해 소화할지 시장에선 주목하고 있다.

폴크스바겐과 혼다도 옛 모델 되살려 

해외 자동차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폴크스바겐은 T1 마이크로버스를 계승한 전기 미니버스 E-불리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폴크스바겐이 처음으로 전동화에 나선 미니 버스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버스를 계승한 순수 전기차 ID.버즈(Buzz)를 이르면 2023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일본 혼다도 옛 소형차 모델을 이은 소형 전기차 디자인을 발표한 바 있다. 구관의 인기는 시장 검증을 거치며 성공 공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포드가 올해 출시한 브롱코가 대표적이다. 1966년 처음 출시한 브롱코는 1996년 5세대를 끝으로 단종됐다. 포드는 25년이 지난 추억의 모델 브롱코를 첨단기술을 더해 되살렸고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폴크스바겐이 최근 공개한 전기 미니 버스 ID.버즈. 마이크로 버스의 디자인을 계승한 게 눈에 띈다. 사진 폴크스바겐

폴크스바겐이 최근 공개한 전기 미니 버스 ID.버즈. 마이크로 버스의 디자인을 계승한 게 눈에 띈다. 사진 폴크스바겐

업력 짧은 테슬라, 리비안 견제 심리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추억 소환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 여기엔 테슬라와 리비안과 같은 신흥 전기차 기업에 대한 견제 심리가 깔렸다는 평가다. 각 그랜저와 같은 디자인은 업력(業歷)이 짧은 신흥 주자는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30~40년 전 자동차 디자인에는 기업의 역사가 담겨 있다”며 “전동화 시대에도 이런 노하우는 신생 기업과의 경쟁에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레트로 열풍도 자동차 기업이 옛 모델에 주목하는 이유로 꼽힌다. 정연우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복고가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아 자동차 디자인에도 리바이벌 경향이 자리 잡고 있다”며 “애스턴 마틴이나 재규어 등은 일찌감치 복고 디자인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레트로가 MZ세대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만큼 자동차 분야에서도 이런 경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LP판과 같은 레트로 문화는 X세대에겐 익숙한 것이지만 MZ세대에겐 처음 접하는 문화”라며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얻은 것도 이런 이유로 분석할 수 있다. 자동차 디자인에서도 이런 경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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