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가구 900만 돌파…집값 격차는 47배 사상 최대

중앙일보

입력 2021.11.16 12:00

업데이트 2021.11.16 18:09

무주택 가구가 지난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해 처음으로 9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집값 최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는 47배로 벌어져 부동산 자산의 쏠림 현상은 더 심화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정책에도 서민의 주택 마련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0년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지난해 일반가구 2092만7000가구 가운데, 무주택 가구는 919만7000가구로 1년 전보다 31만 가구(3.5%) 늘었다. 2015년 가구 단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900만 가구를 넘었으며,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무주택 가구 900만 돌파.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무주택 가구 900만 돌파.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비율은 56.1%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감소했다. 무주택 가구의 비율은 43.9%였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실수요자는 집을 사기보다 전‧월세로 내몰리고, 주택 공급은 1인 가구 등 가구 수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을 목표로 지난해에만 6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집값 급등을 막아내지는 못한 '후폭풍'이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전년보다 8.35% 상승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구 분화가 이뤄지는 추세인데도 정부가 공급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며 “수요를 공급이 맞추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 지역. 뉴스1

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 지역. 뉴스1

특히 서울에선 주택을 소유한 가구 비율이 48.4%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절반을 넘지 못했다. 높은 주택 가격 때문에 서울에서 집을 사기 어려운 현실을 드러내는 수치다.

무주택 가구가 늘어남과 동시에 주택을 2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 가구도 증가했다. 지난해 다주택 가구는 319만1000가구로 전년 대비 2만3000가구(0.7%) 증가했다.

집을 소유한 개인별로 보면 지난해 다주택자는 232만명으로 전체의 15.8%였다.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3만6000명(1.6%) 증가했다. 다만 전체 주택 소유자가 늘어나면서 비중은 0.1%포인트 감소했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세제를 강화했지지만, 정책 효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1주택자는 1237만7000명으로 전체의 84.2%를 차지했다.

집값 격차 47배...사상 최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집값 격차 47배...사상 최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집값 양극화는 더 심화했다.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가구를 주택 자산가액(공시가격 기준)으로 나눠본 결과, 상위 10%(10분위)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13억900만원으로 하위 10%(1분위) 평균 집값 2800만원의 46.75배였다. 201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가장 큰 격차다. 10분위의 주택 자산가액이 전년 대비 2억600만원 상승할 때 1분위 집값은 1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10분위는 평균 2.43호의 주택을 갖고 있었다. 1분위는 0.97호로 집 한 채도 가지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역별로 보면 주택 소재지가 아닌 외지인(타 시·도 거주자)이 소유한 주택 비중은 세종이 34%로 가장 컸다. 세종 주택 3채 중 1채는 집주인이 외지인이라는 의미다.

외지인 소유 주택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49만7100호)로 이들 주택 소유자는 서울 송파구(4.7%)·강남구(4.4%)·서초구(3.2%)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의 외지인 소유 주택(41만4700호)은 경기도 고양시(6.9%)·용인시(6.4%)·성남시(6%) 등 거주자가 많이 보유했다.

‘내집’ 얼마나 가졌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내집’ 얼마나 가졌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내 전체 주택 가운데 개인이 소유한 주택 비중은 86.2%였다. 현 정부 초기인 2017년 87.4%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던 개인 소유 주택 비중은 2018년 86.9%, 2019년 86.5%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평균 주택 자산 가액(공시가격 기준)은 전년보다 4900만원 늘어난 3억2400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집 면적은 86.5㎡(26.2평), 평균 가구주 연령은 56.1세, 평균 가구원 수는 2.69명이었다.

올해 역시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내집 마련과 집값 양극화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심교언 교수는 “당분간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지속하고 가격이 비싼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경향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신도시 등의 공급 물량이 풀리기 전까지 서민 주택 마련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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