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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종전은 도덕적으로 옳은 일…짧은 시간에도 합의 가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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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공동 주최로 열린 한미전략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공동 주최로 열린 한미전략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15일(현지시간) “종전선언은 비핵화 대화와 평화 회담을 위한 길을 열어줌으로써 남북한과 미국이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진입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서 文의 종전선언 제안 설득 나서

또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틀을 만드는 게 중요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한국전쟁 종전선언 등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차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동 주최한 한미전략포럼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한 방안으로 종전선언을 제안한 후 한국 고위 당국자가 워싱턴 정책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지지를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측 고위 당국자의 기조연설은 없었다.

최 차관은 “우리 정부는 한국전쟁 종식을 통해 비핵화에서 돌이킬 수 없는 진전을 이루고 비정상적으로 긴 휴전상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도,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과정을 시작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은 일”이라며 종전선언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비극적인 전쟁을 겪고 여전히 불완전한 평화 속에서 사는 한국 국민이 전쟁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근본적인 책임이라고 부연했다.

최 차관은 “우리는 북한과의 지속적인 관여를 위한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우리는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환상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평화 협상은 길고 힘들며 심지어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북한은 뒤돌아보고 의심하거나 끝까지 완주하는 것을 주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평양을 (원하는 결과를 위한)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틀이 필요하다”면서 “모든 과정으로부터 누구도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구조를 고안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잃을 수 있는 것에 대한 분명한 그림을 북한에 제시함으로써 최선의 선택이 그 프로세스를 고수하는 것이라고 그들에게 확신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이 협력해 북한을 다시 협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서 “종전선언이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좋은 티켓”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긍정적으로 화답할지에 대해선 “예측하기 어렵다”며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평화 체제는 한반도 미래를 규정하는 일련의 규범과 원칙들로 구성될 것이며, 여기에는 남북 간 정치적 관계,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경제ㆍ사회적 교류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최 차관은 “우리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두 번 반복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협상을 해 본 경험을 토대로 “지도자의 정치적 의지와 세부 사항을 채우는 실무급 협상이 모두 작동하면 짧은 시간 안에도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약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지도자들이 의지를 갖고 상향식과 하향식을 적절히 조합할 경우 희망이 있다는 뜻을 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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