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빨리 늙어가는 한국…노인 연금은 월 82만원, 일본의 절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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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고 있지만, 연금 부족으로 제대로 된 노후 대책이 부족해 노인 빈곤이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한·일 양국의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연금 수령 실태를 조사한 결과(환율 11월 첫째 주 기준) 개인 가구 기준 한국의 연금 수령액은 월 82만8000원으로 일본(164만4000원)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조사 대상이 생각하는 적정 생활비 수준은 월 172만5000원이지만, 연금 소득은 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48%).

사적연금 세제지원율과 가입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사적연금 세제지원율과 가입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근 10년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연평균 4.2% 증가해 고령화 속도가 일본(2.1%)의 두 배 수준으로 빠른 상황이다. 2045년에는 한국의 고령 인구가 37%로 일본(36.8%)을 제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나라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공적연금이나 사적연금 모두 일본보다 안전망이 약한 것으로 나타나 노인 빈곤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65세 고령층 중 공적연금을 수령하는 비율은 84%, 사적연금 수령 비율은 22%에 그쳤다. 공적연금 수령 비율이 95%, 사적연금 수령 비율이 35%인 일본보다 각각 10% 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한국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일본의 후생연금 요율이 소득의 18%로 한국(9%)의 두 배 수준”이라며 “일본은 한국보다 ‘더 내고 더 받는’ 공적연금 체계가 구축돼 있어 노후에 안정적인 소득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일 65세 이상 연금 수령 실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일 65세 이상 연금 수령 실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국은 사적연금 시스템도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사적연금 월평균 수급액의 경우 일본의 개인 가구는 한국의 1.8배, 부부 가구는 한국의 2.3배였다. 한경연은 한국의 사적연금 수령액이 일본보다 부족한 것은 한국의 사적연금에 대한 유인이 부족해 가입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세액 감면과 공제 등 세제 혜택의 부족을 꼽았다. 한국은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 지원율은 20%에 불과해 일본(31%)은 물론 OECD 평균인 27%보다 낮았다. 이 때문에 15~64세 인구 중 사적연금 가입 비율도 24%에 불과해 절반 이상이 사적연금에 가입한 일본(51%)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액 연금에 관심을 갖는 이도 있지만 이마저도 좋은 상황은 아니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노후 준비를 위한 주력 상품으로 판매되는 변액 연금보험은 13년이 지나야 겨우 원금을 적립하는 저조한 운용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연금의 노후 보장 기능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통한 소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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