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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삼성의 미래”…북미 출장 이재용, 캐나다로 달려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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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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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센터를 찾았다. 이번 해외 출장에서 첫 방문지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미래 사업에서 AI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의 협력 강화나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구상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일곱 곳에서 AI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토론토에선 AI를 활용한 ‘시각 이해’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AI가 사람처럼 특정한 이미지를 보면서 그 속에 있는 물체의 형태나 상황·위치 등을 인식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기술이다. AI가 시각적 이미지와 언어를 동시에 이해하는 기술(멀티 모덜)도 토론토 AI 센터가 핵심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다.

스벤 디킨스 토론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토론토 AI 센터장, 엘런 젭슨 토론토대 교수는 부사장 겸 수석과학자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AI의 눈’이라고 부르는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연구 업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글로벌 AI 센터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삼성전자 글로벌 AI 센터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삼성전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도 AI 센터를 두고 있다. 이곳에선 AI와 5세대 이동통신(5G) 등 네트워크 융합을 주로 연구한다. 토론토 AI 센터는 2018년 5월, 몬트리올 AI 센터는 같은 해 10월 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한국(2017년 11월)과 미국 실리콘밸리(2018년 1월)·뉴욕(2018년 9월), 영국 케임브리지(2018년 1월), 러시아 모스크바(2018년 5월)에서도 AI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AI는 이 부회장이 특별히 공을 들이는 분야다. 삼성은 2018년 8월 180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은 AI와 5G, 전장 부품 등을 미래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같은 해 10월 AI 관련 사업 구상과 인재 영입을 위해 유럽과 북미 지역을 방문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를 만나 AI 관련 사업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2019년 8월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같은 해 11월에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를 만나 삼성의 AI 전략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삼성은 2018년 6월 AI 분야의 인재로 세바스찬 승(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다니엘 리(이동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를 영입했다. 승 교수는 삼성리서치 사장, 이 교수는 삼성의 글로벌 AI센터장을 맡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벤지오 교수를 삼성 AI 교수로 위촉했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 중 가장 많은 1271건의 AI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미국 인텔(2위·505건)이나 IBM(3위·461건), 애플(4위·422건)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서병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2분기 회사 실적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모더나와 백신 협력이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 결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하지만 첫 방문지로 AI 거점을 택한 만큼 AI 관련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나 사업 구상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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