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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절 끌어안았어요" 추락 비행기서 홀로 생존한 소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미시간주에서 발생한 경비행기 추락 사고 후, 응급 구조 요원들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모습. [ABC뉴스 홈페이지 캡처]

1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미시간주에서 발생한 경비행기 추락 사고 후, 응급 구조 요원들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모습. [ABC뉴스 홈페이지 캡처]

"남편이 딸을 끝까지 붙잡고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포옹으로 딸을 보호한 것 같습니다."

미국 미시간주(州)에선 지난 13일(현지시간) 오후 1시 30분쯤 5명이 탄 통근용 경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종사를 비롯한 4명의 성인은 모두 사망했지만, 11세 소녀만 홀로 살아남았다. 14일 미 ABC뉴스에 따르면 이 소녀의 어머니 크리스티나 퍼듀는 딸에게 들은 사고 당시의 상황을 토대로 이런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퍼듀는 "나의 남편이자, 아이의 아빠, 누군가의 형제, 아들, 친구인 그를 잃어 가슴이 아프다"며 "그는 최선의 '곰 포옹'(bear hug·흉부를 밀착하고 보호하듯 끌어안는 포옹)으로 딸을 보호한 것 같다"고 전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난 경비행기는 소규모 여객 항공사 아일랜드항공 소속으로, 미국 미시간호 최북단 비버 아일랜드 웰케 공항 상공에서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기엔 11세 소녀 레이니와 소녀의 아버지 마이크 퍼듀, 그리고 30대 부부인 케이트 리스와 애덤 켄달,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조종사 등 5명이 타고 있었다.

미국 해안 경비대는 사고 지점 인근에서 훈련하던 도중 이 비행기의 추락 사고를 인지하고 긴급 출동했다. 이들은 레이니와 한 남성이 생존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병원으로 후송했다. 레이니는 위중한 상태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남성은 병원 이송된 뒤 사망했다. 레이니는 현재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 있는 한 어린이 병원에 입원했으며 안정적인 상태라고 한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30대 부부는 비버 아일랜드로 이주해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사고 일주일 전, 지역 신문인 디트로이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길가 어딘가에 멈춰서 와인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며 새 출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비버 아일랜드에서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와 시음실을 여는 게 꿈이라고 했다.

FAA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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