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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경희대, 여유있는 면모 보여줄 수 없나…을들의 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경희대 국제캠퍼스를 ‘분교’로 지칭해 발생한 논란과 관련해 “(학교를 평가절하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그 당시 겪은 현실을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고 사실을 기술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왜 학교를 평가절하하느냐’는 질문에 “당시 저뿐 아니라 꽤 많은 선후배는 소위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기가 쉽지 않았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경희대 학생들의 문자가 있어 대체로 답변을 드리긴 했다. 또 한 번의 언급이 상처를 키울 것 같아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공개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이 많아 글을 쓴다”라고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사회복지특위 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회복지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사회복지특위 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회복지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고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하는 ‘공공기관 공정채용법 제정안’ 발의를 예고하며 “저는 당시 분교였던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를졸업했지만 이 제도(블라인드 채용)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우선 경희대 수원캠퍼스가 분교가 맞느냐는 논란에 대해서는 “20년 전 당시 학과분리가 대부분은 되어 있었지만 일부 그렇지 않은 학과도 존재했기에 분교이면서도 분교가 아니기도 했다”라며 “그럼에도 오해의 소지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 분교라는 말은 몇 시간 후에 삭제했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 경희대 국제캠퍼스는 제가 다녔던 20년 전의 학교와는 다른 곳이다. 완전한 이원화가 되어 다른 종류의 학교인 것이 맞다”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노력으로 현재의 국제캠이 어떤 곳인지 인지하고 있다. 이 점을 알고 있기에 저 또한 ‘당시’라는 표현을 썼다”라고 했다.

고 의원 재학 당시 수원캠퍼스였던 국제캠퍼스는 지난 2011년 통합 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법적으로 이원화 조치를 완료했다. 국제캠퍼스 총학생회는 이날 ‘저희 학생들은 의원님이 부끄럽습니다’ 제하의 성명문을 내고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가지는 발언의 사회적 영향력을 간과한 무책임하고 경솔한 언행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SNS로 공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제, 오늘 쏟아지는 문자를 보며 대학 꼬리표가 얼마나 우리의 삶을 좌우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며 “이미 20년 전 지나간 옛일을 얘기했음에도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다른 나라의 누군가가 예전엔 어렵게 살았던 한국이 어떻게 지금의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느냐 묻는다고 해서 분노를 느껴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자부심을 느끼며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다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우리의 경험을 어떻게 전해줄 수 있을까, 다른 선진국과 얼마나 다른 면모를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했다.

고 의원은 “왜 경희대는 그런 여유 있는 면모를 보여줄 수 없는 것인가. 을들의 전쟁을 보고 있는 것만 같다”며 “지방은 인서울을, 인서울은 SKY(서울·고려·연세) 대학을, SKY 대학은 해외 유학을 바라보고 달린다”고 촌평했다.

그는 “지방이든 서울이든 해외이든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으로 평가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함에도 우리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해 계속 서로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재학생들의 말처럼 국제캠의 위상이 예전과 달라졌다면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고 의원은 “경희대 재학생들, 그리고 총학생회까지 그 열정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며 “총학생회가 직접 언론사를 통해 정치인의 입장을 묻고, 집행부가 아닌 학생은 개별문자로 입장을 묻고, 의원실 사무실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를 하고. 저 또한 학창시절 대학당국을 향해 그렇게 행동했던 바가 있어 원망스럽기보다는 대학생답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면담 등 방법을 통해 언제든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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