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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역대 최대 횡령범 20년 만에 중국 송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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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중국으로 송환된 쉬궈쥔(許國俊) 중국은행 전 광둥(廣東)성 카이핑(開平) 지점장의 모습. [웨이보 캡처]

14일 중국으로 송환된 쉬궈쥔(許國俊) 중국은행 전 광둥(廣東)성 카이핑(開平) 지점장의 모습. [웨이보 캡처]

미국 정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서 수감 중이던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은행자금 횡령범을 20년 만에 중국으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사는 쉬궈쥔(許國俊) 중국은행 전 광둥(廣東)성 카이핑(開平) 지점장으로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15일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쉬궈쥔 전 지점장이 전날 중국으로 송환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쉬궈쥔은 카이핑 지점장 출신인 위전둥(余振東), 쉬차오판(許超凡) 등과 함께 막대한 공적자금을 횡령하고 미국으로 도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국은 이들이 1990년부터 약 10년 동안 40억 위안(약 7393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화통신은 수사당국과 중국은행이 횡령액 중 20억 위안(약 3695억원) 이상을 회수했다고 전했다.

쉬궈쥔은 중국은행이 2001년 10월 전산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범죄 사실이 드러나자 공범들과 함께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2003년 미 사법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미 법원은 쉬궈쥔과 쉬차오판에게 사기·돈세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각각 징역 22년과 25년을 선고했다.

또 다른 공범인 위전둥은 이들과 달리 미 법원 재판 직후 자진 귀국을 선택해 2004년 중국으로 인도됐다. 중국 법원은 위전둥에게 12년 징역형을 선고했는데, 송환 당시 미국이 12년 이상의 실형은 선고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쉬차오판은 2018년에 중국으로 송환됐으나, 쉬궈쥔은 미국에서 수감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신화통신은 "쉬궈쥔이 중국으로 송환을 거부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중국은 도피한 범죄자는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을 앞둔 2015년에도 돈세탁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8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던 쉬궈쥔의 부인 쾅완팡(邝婉芳)을 중국으로 송환했다. 지난 9월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통화 이후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 밴쿠버 자택 억류에서 풀려나 중국으로 귀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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