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깔고 창고 늘어선 의주비행장 포착…북-중 국경 열리나

중앙일보

입력 2021.11.15 16:52

업데이트 2021.11.16 09:24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2년 가까이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이 중국과의 육상 무역 재개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15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 위치한 의주 비행장이 물자를 점검하는 대형 코로나19 방역장으로 변모한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다.

2021년 10월 의주 비행장에 설치된 소독 시설과 창고들이 포착된 모습(아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홈페이지 캡처.

2021년 10월 의주 비행장에 설치된 소독 시설과 창고들이 포착된 모습(아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홈페이지 캡처.

2019년 12월 촬영 구글어스가 촬영한 북중 국경 군사공항인 의주 비행장. 활주로 양 옆의 공간이 비어있다. [구글어스 캡처]

2019년 12월 촬영 구글어스가 촬영한 북중 국경 군사공항인 의주 비행장. 활주로 양 옆의 공간이 비어있다. [구글어스 캡처]

이날 FT는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포착된 의주 비행장 인근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비행기 격납고 등이 있던 자리엔 대형 컨테이너를 보관할 수 있는 창고가 줄을 지어 배치됐고, 열차가 들어올 수 있도록 새로운 철로도 깔린 상태였다.

당초 국경 지역을 담당하는 군공항으로 건설된 의주 비행장을 육로 교역 물품에 대해 코로나19 방역조치를 할 수 있는 시설로 개조한 것이다. 이곳은 북·중 국경에서 직선거리로 2.5㎞, 신의주역에서 8㎞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에 따라 몇달 전 중국과 해상 무역을 재개한 북한이 조만간 육로를 통한 물자 수송도 재개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육로로 연결하는 압록강대교의 모습. [AP=연합뉴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육로로 연결하는 압록강대교의 모습. [AP=연합뉴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강한 국경봉쇄를 해왔다가, 중국과의 해상 무역만 일부 개시해 필수 물자를 들여왔다. 다만 북한 최대 무역항인 남포항을 통해 반입된 물자가 코로나19 방역 등을 이유로 적체되면서 물품을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다.

FT는 “북한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에 더해 홍수 등 자연재해로 작황도 좋지 않아 식량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해상으로 들어온 물품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했다”며 육상 수송의 필요성을 관측했다.

CSIS는 북한이 물자 도입을 원활히 하기 위해 지난 3월 ‘수입품의 국경 검문소 방역체계 및 명령’을 제정한 이후 본격적인 육로 개방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국경 개방이 늦어진 상황이다.

앞서 한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29일 정치국 확대 회의(8기 2차)에서 ‘간부들의 직무 태만’을 질책하며 이병철 당 정치국 상임위원을 해임한 이유에 대해 “북한이 중국과 교역 및 지원 물자의 야적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의주 비행장에 각종 시설을 건설 중인데, 방역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동당 창건일 기념강연회 연설 나선 김정은. 평양 노동신문=뉴스1

노동당 창건일 기념강연회 연설 나선 김정은.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의 수석 분석가 콜린 즈위르코는 “북한은 이런 방역 시설을 러시아와의 국경(두만강철교)에도 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차를 통한 교역이 가능해진다면 북한의 수입이 훨씬 원활하고, 빈번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과 북한 신의주 사이를 오가는 철도‧도로 교역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본격화 이전 북‧중 교역의 약 70%를 차지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육로 교역 재개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효과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이번에 포착된 이미지들은 고강도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 협상에 유연하게 대처하게 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믿음에 의구심을 들게 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중국에서 도움을 받는다면 북한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 기차역에 서 있는 화물열차. 연합뉴스

중국 랴오닝성 단둥 기차역에 서 있는 화물열차. 연합뉴스

최근 KBS 등 일부 매체는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8일 압록강 철교를 통해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열차 두 량이 이동했으며, 북‧중 간 열차 운행 재개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런 동향이 (북·중 간) 열차 운행의 재개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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