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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의원님이 부끄럽습니다"…경희대 학생회도 뿔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블라인드 채용법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분교였던 경희대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 이 제도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말한 일에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분교'라는 표현에 문제제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총학생회에서도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총학생회는 15일 오후 성명을 내고 "고민정 의원님, 저희 학생들은 의원님이 부끄럽다"고 했다. 이들은 전날 고 의원이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 블라인드 채용 덕분에 KBS 아나운서와 국회의원까지 될 수 있었다'는 발언을 해 학내‧외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집권 여당 국회의원이 가지는 발언의 사회적 영향력을 간과한 무책임하고 경솔한 언행임이 분명하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희대의 국제캠퍼스는 이원화캠프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며 고 의원의 분교 발언을 지적했다. 성명에서 이들은 "경희대학교는 '하나의 경희'라는 기치 아래 성공적인 이원화 캠퍼스 체제를 통하여 눈부신 발전을 이어오고 있다"라며 "각종 우수한 대학평가 지표와 입시성적 그리고 사회와 기업 내 평판이 이를 증명한다"고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페이스북 내용을 수정했다. [연합뉴스·페이스북 캡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페이스북 내용을 수정했다. [연합뉴스·페이스북 캡처]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총학생회 성명. [페이스북 캡처]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총학생회 성명. [페이스북 캡처]

또 총학생회는 정치의 영역에 학교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고 의원은 각종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유사한 문제 발언을 이어오며 모교를 욕보이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라며 "21대 총선 당시 고민정 의원 관련 보도로 경희 구성원들은 이미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경희대학교를 정치의 도구로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모교의 역사에 대한 무지가,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은 언행이, 정치인으로서 더 나은 미래가 아닌 불확실한 편견을 제시한 행동이 부끄럽다"라며 "수많은 경희 졸업생과 재학생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준 고민정 의원의 발언을 규탄한다"라고 했다.

문제가 된 고 의원의 발언은 '블라인드 채용법' 발의를 예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고 의원은 블라인드 채용법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동료 의원들에게 제2, 제3의 고민정이 나오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고 의원은 "저는 당시 분교였던 경희대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 이 제도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적었다가 항의가 이어지자 '분교였던' 문구를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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