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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잡는다는 게 가이드라인"…FA '집토끼' 단속 나서는 삼성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릴 예정인 외야수 박해민(왼쪽부터), 포수 강민호, 투수 백정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릴 예정인 외야수 박해민(왼쪽부터), 포수 강민호, 투수 백정현.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가 FA(자유계약선수) '집토끼' 단속에 나선다.

삼성은 지난 10일 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정규시즌 2위로 6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지만, 가을야구 첫 단계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에서 두산에 1, 2차전 연속 패배로 탈락했다. 이제 팀을 재정비하며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할 단계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대표적인 게 FA 계약이다.

삼성은 올 시즌 뒤 중견수 박해민(31)·포수 강민호(36)· 투수 백정현(34)이 FA로 풀린다. 박해민은 팀의 주장이자 국가대표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와 도루가 강점이다. 올해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454타수 132안타) 5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 손가락 인대가 파열됐지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예상보다 빠르게 팀에 합류, 가을야구를 뛰었다. 넓은 수비 범위는 대체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해 12월 비슷한 유형의 중견수 정수빈이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6년, 최대 56억원에 계약했다. 시장가를 훨씬 초과하는 금액이었는데 박해민이 비슷한 수준의 계약을 요구할 경우 삼성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강민호는 이번이 세 번째 FA다. 앞선 두 번의 FA 계약에서 모두 '대박'을 쳤다. 2013년 11월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4년, 총액 75억원 계약으로 잭폿을 터트렸다. 2017년 11월에는 삼성으로 깜짝 이적하며 4년, 총액 80억원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세 번째 FA는 C등급으로 영입을 원하는 구단에서 직전 시즌 연봉의 150%만 보상하면 된다. 그의 올해 연봉은 전년 대비 7억5000만원 삭감된 5억원이었다. 연봉을 크게 낮춰 이적 가능성을 열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지난 7월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 승선할 정도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자랑한다. 백업 포수가 약한 삼성으로선 강민호가 떠났을 경우 마땅한 대안이 없다. 공급이 적은 포수 포지션의 특성상 영입전이 펼쳐지면 몸값이 크게 치솟을 수 있다.

백정현은 몸값을 산정하기 가장 어려운 선수다. 올 시즌 정규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리그 다승 공동 4위, 평균자책점 2위였다. 2007년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고 통산 두 번째 규정이닝(144)에 진입했다. 성적은 S급이지만 FA 계약에선 고민이 될 수 있다. FA 계약은 과거에 대한 보상이 아닌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도 고려대상이다. 백정현이 향후 3~4년 올해와 같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 면밀하게 판단,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

세 선수 모두 팀 내 핵심 자원인 만큼 향후 거취에 따라 내년 시즌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삼성은 일단 '잔류시키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세 선수 모두 잡는다는 게 기본 가이드라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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