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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5명 태우고 끼어든 재규어…용돈 궁한 조폭들이었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9년 10월 4일 오후 3시30분쯤 대전시 유성구 한 교차로. 1차로를 운행하던 승용차가 우회전을 하려고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던 중 옆에서 오던 재규어 차량과 접촉사고가 났다.

당시 재규어 차량에는 건장한 남성 5명이 타고 있었다. 운전자는 보험회사를 통해 재규어 차량 수리비(750만원)와 탑승자 5명의 치료비, 합의금(1170만원) 명목으로 총 2040만원을 지급했다.

고의로 교통 사고를 유발하는 수법으로 대전경찰청에 검거된 대전지역 폭력조직원들이 차선을 변경하는 응급차량을 들이받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고의로 교통 사고를 유발하는 수법으로 대전경찰청에 검거된 대전지역 폭력조직원들이 차선을 변경하는 응급차량을 들이받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고의 교통사고, 조직폭력배 등 87명 검거 

당시 운전자는 “차선을 변경하면서 충분히 공간을 확보했다고 생각했지만 5명이나 되는 건장한 남성들의 모습에 기가 죽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했다. 재규어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들은 모두 대전지역 폭력조직 조직원으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거액의 합의금을 뜯어내 유흥비로 탕진했다.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수법으로 수억 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 등)로 87명을 검거, 이중 A씨(24)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고급 수입차나 렌터카를 이용해 차선을 변경하거나 끼어들기를 하는 차량 등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뒤 수리비·치료비·합의금 명목으로 보험금을 타낸 혐의다.

조사 결과 이들은 2018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전과 서울, 청주, 창원 등에서 101차례에 걸쳐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수법으로 6억원가량을 뜯어냈다. A씨 등 5개 폭력조직 조직원 21명은 지인 등과 범행을 공모한 뒤 경찰과 보험회사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범행 장소를 답사하기도 했다.

고의로 교통 사고를 유발하는 수법으로 대전경찰청에 검거된 대전지역 폭력조직원들이 차선을 변경하는 승용차를 뒤에서 추돌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고의로 교통 사고를 유발하는 수법으로 대전경찰청에 검거된 대전지역 폭력조직원들이 차선을 변경하는 승용차를 뒤에서 추돌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범행 가담 거부’ 후배조직원 협박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검거된 87명의 평균 나이는 24.5세로 대부분 무직자였다. 용돈이 떨어지면 수시로 4~5명이 모여 최대 3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들에게 피해를 본 한 여성운전자는 “차에서 내린 남성들이 문신을 보여주며 위협해서 어쩔 수 없이 보험회사에 사고를 접수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들은 뜯어낸 합의금을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들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낸다”는 첩보를 입수, 보험금 청구 내역과 차량 블랙박스 영상, 병원 치료 내역 등 증거자료를 분석, 이들의 사기 행각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후배들을 협박해 강제로 범행에 끌어들이는 등 범행을 주도한 조직폭력배 3명을 구속했다.

고의로 교통 사고를 유발하는 수법으로 대전경찰청에 검거된 대전지역 폭력조직원들이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노란색 원)을 들이받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고의로 교통 사고를 유발하는 수법으로 대전경찰청에 검거된 대전지역 폭력조직원들이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노란색 원)을 들이받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경찰 "할증보험료, 환급 방안 추진"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사고 상대 차량) 101명의 할증 보험료에 대해 사기 피해금 환금제도(금융감독원)를 활용, 피해 회복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보험사기) 의심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회사 접수와 함께 경찰에도 반드시 신고를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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