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우주 날씨 예보하고 인공위성 만들고···천문학자는 별만 보지 않죠

중앙일보

입력 2021.11.15 09:00

업데이트 2021.11.15 15:27

선사시대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까지 관통하는 천문학의 세계로
별 보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날씨가 차고 건조할수록 대기가 투명해 다른 계절보다 겨울에 별이 더 또렷하게 보이죠. 별 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천문학과 천문학자에 관심을 둔 적이 있을 겁니다. 과연 천문학자가 별을 보는 일만 하는 걸까요? 매일 뜨고 지는 해와 달, 별을 관찰하면서 시작된 천문학에 대해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있나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광활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천문우주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천문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김재현·박경원·김인아 학생기자(왼쪽부터)가 한국천문연구원을 방문했다.

천문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김재현·박경원·김인아 학생기자(왼쪽부터)가 한국천문연구원을 방문했다.

천문학은 우주 전체와 그 안에 있는 여러 천체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하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학문으로 선사시대 사람들이 하늘에 보이는 것을 그린 그림과 유물에서 최초의 천문관측 기록을 찾아볼 수 있죠. 종교·신화와도 관련됐던 고대를 지나 시간 측정·항해와 같은 실용적인 분야로 꾸준히 그 대상을 확대한 천문학은 오늘날 하나의 학문 범주를 넘어 다른 분야와 협력합니다. 컴퓨터·통신위성·태양전지판·무선인터넷 등 일상생활에 필수인 수많은 응용 분야에 천문학 관련 과학기술이 응용되고 있죠. 천문학은 인류의 문화, 과학사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으며 인간의 사고방식과 세상을 보는 방식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 위치를 찾는 방법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칠레에 있는 한국천문연구원 외계행성 탐색시스템과 은하수

칠레에 있는 한국천문연구원 외계행성 탐색시스템과 은하수

가장 오래된 학문이지만 가장 미래적인 학문이기도 한 천문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1974년에 설립된 천문우주 연구기관인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을 찾았습니다. 천문연은 “우주에 대한 근원적 의문에 과학으로 답한다”는 사명으로 우주의 과거·현재·미래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며, 국가천문대의 고유한 업무인 시간과 위치의 표준을 정하는 일과 함께 우주물체를 감시하는 국가 재난 대응 체계의 일부를 담당해요. 정해임 대국민홍보팀장이 “천문학 하면 뭐가 제일 먼저 생각나요?”라고 질문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입을 모아 “별 보는 거요”라고 답했습니다. “그렇죠. 천문우주 하면 밤에 별 보는 거 생각하잖아요. 근데 실제로는 거의 낮에 근무하고 밤에 별 보는 천문학자는 많이 없어요. 빛공해가 없는 산 위나 해외의 건조한 사막에 관측시설을 두고 여기 사무실에서 그 망원경이 뭘 찍고 있는지 데이터로 보죠. 천문학자라면 다 똑같은 거를 연구할 것 같지만, 우주가 워낙 넓잖아요. 전문 분야가 다 달라요. 오늘 천문우주 과학자를 만나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봐요.”

칠레에 건설될 거대마젤란망원경 예상도. 가동되면 허블우주망원경보다 10배 선명한 천체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칠레에 건설될 거대마젤란망원경 예상도. 가동되면 허블우주망원경보다 10배 선명한 천체 영상을 찍을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복제품이 전시돼 있다. 정해임 한국천문연구원 대국민홍보팀장에게 천상열차분야지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천상열차분야지도는 만원 지폐 뒷면에서도 볼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복제품이 전시돼 있다. 정해임 한국천문연구원 대국민홍보팀장에게 천상열차분야지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천상열차분야지도는 만원 지폐 뒷면에서도 볼 수 있다.

천문연 마당에는 큰 동그라미가 여러 개 그려져 있었습니다. 2020년대 말 칠레에 건설될 거대마젤란망원경(GMT·Giant Magellan Telescope)은 지름 8.4m 반사경 7장을 조합해 유효 직경 25m의 크기를 가지는 대형 천체망원경인데요. 미국·호주·브라질·대한민국(천문연) 등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GMT가 가동을 시작하면 허블우주망원경보다 10배 선명한 천체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해요. 앞으로 만들어질 망원경의 사이즈를 짐작할 수 있는 동그라미였죠. 천문연의 세종홀에선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복제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늘의 별자리를 그려놓은 석각 지도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꼽히는 지도 중 하나예요.” 정 팀장이 만원짜리 지폐 뒷면을 펼쳐 설명했습니다. "배경에 천상열차분야지도, 왼편에는 전통 천체 관측기기 혼천의, 오른쪽에는 천문연의 보현산천문대 망원경이 그려져 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자주 쓰는 만원 지폐에 천문학을 상징하는 것이 들어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죠.

천체로부터 오는 전파신호를 분석한 이영웅 명예연구원.

천체로부터 오는 전파신호를 분석한 이영웅 명예연구원.

국내 최초 전파망원경이 있는 대덕전파천문대도 둘러봤어요. 1986년 직경 13.7m의 거대 전파망원경을 설치해 먼 우주 별 탄생 지역에서 전해져오는 85~115GHz 대역의 각종 전파를 관측합니다. 대덕전파천문대 설립 초반부터 천문연에서 근무하며 천체로부터 오는 전파신호를 분석한 이영웅 명예연구원이 반갑게 맞아줬죠. “맨눈으로 볼 수 없는 빛의 일종인 전파를 보는 전파망원경은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졌고, 궂은 날씨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레이돔을 씌워놨어요. 그래도 전파는 90% 정도 뚫고 들어와요.”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가시광선으로는 관측할 수 없는 사건인 별의 탄생 과정 등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합니다.

별의 탄생 과정을 볼 수 있는 국내 최초 전파망원경을 둘러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별의 탄생 과정을 볼 수 있는 국내 최초 전파망원경을 둘러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수신기예요. 수신기 내부 온도는 영하 267~8℃ 정도로 차갑게 해야 해요. 우주에서 오는 전파만 받기 위해서죠. 온도가 따뜻하면 기기 자체에서 나오는 전파들이 전부 잡음이 되는데 이를 줄이기 위해 온도를 유지해줘야 합니다.” 전파망원경이 있는 곳은 아주 시끄러웠는데요. 온도가 올라가는 걸 방지하고 균일하게 하기 위해 바람이 계속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죠. 김인아 학생기자가 “지진 같은 게 망원경에 영향을 끼치나요?”라고 질문했습니다. 이 연구원이 지진이 크게 나면 다 망가질 수 있다고 얘기했죠. “3년 전 작은 지진이 왔는데 엄청난 북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레이돔을 쳐보면 소리가 나는데 지진이 오면서 소리가 진폭이 돼서 엄청 크게 들렸죠.” ‘망원경은 혼자서 움직이나요?’라는 박경원 학생기자의 물음에 “컴퓨터로 다 조종이 가능해, 국내외에서도 원격 관측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게 정확하고 정밀한 디지털 시스템으로 돌아가죠.”

전파망원경이 힘을 합치면 훨씬 더 머나먼 천체를 볼 수 있는데요. KVN(Korean VLBI Network·한국우주전파관측망) 관측실에서는 서울·울산·제주도에 있는 전파망원경 3기를 가지고 커다란 가상의 전파망원경을 만들어 관측·연구합니다. 이곳에서 세 망원경을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죠. 망원경은 크게 만들수록 분해능과 집광력이 좋아지는데 물리적으로 크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전파간섭기술을 이용해 각 망원경이 동시에 같은 천체를 관측하게 되면 큰 가상의 망원경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죠. 정 팀장이 “2019년 4월 사상 최초로 블랙홀을 관측했는데, 그때도 전세계 전파망원경의 협업을 통해 성공할 수 있었어요.” 실제 관측된 블랙홀 영상을 보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최진 선임연구원이 인공위성의 궤도와 지구 주변에서 잠재적으로 낙하할 가능성이 있는 우주물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진 선임연구원이 인공위성의 궤도와 지구 주변에서 잠재적으로 낙하할 가능성이 있는 우주물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진 선임연구원이 우주물체를 감시하는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진 선임연구원이 우주물체를 감시하는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구 주위 우주물체를 감시하는 우주물체감시실에선 위험한 우주물체들의 궤도 계산을 하는 최진 선임연구원이 우주물체에 관해 설명해줬죠.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인 지구 주변에서 잠재적으로 낙하할 가능성이 있어 감시를 해야 하는 걸 우주물체라고 해요. 인공위성·로켓 같은 인공 우주물체, 소행성·유성 같은 자연 우주물체가 있죠. 이곳에서는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물체들의 궤도를 볼 수 있어 동태를 파악하고 감시합니다. “지금까지 사람이 쏘아 올린 우주 물체가 5만 개 정도 돼요. 그중에서 살아있는 녀석들이 2만3000개 정도죠. 그런 것이 충돌할 수도 있고 땅에 떨어져 사람이 맞거나 하면 안 되겠죠. 그래서 매일매일 확인하는 거예요.”

천문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김재현·박경원·김인아 학생기자(왼쪽부터)가 한국천문연구원을 방문했다.

천문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김재현·박경원·김인아 학생기자(왼쪽부터)가 한국천문연구원을 방문했다.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궤적을 보여주는 모니터, 지구 위협 소행성을 감시하는 패널도 있었죠. “전 세계 다섯 군데 몽골‧모로코‧이스라엘‧미국‧한국 영천 보현산에 망원경을 설치해 우주물체들을 감시하고 있어요. 저기 안쪽에 보면 5개 관측소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보여주죠.” 김재현 학생기자가 인공위성이 추락할 때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 물어봤습니다. “여러분이 뉴스로 볼 때는 이미 여기 센터에서 어떤 위성이 떨어질지 다 알고 분석한 후에 매뉴얼대로 안내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양희수 선임연구원이 태양흑점망원경 앞에서 태양의 흑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양희수 선임연구원이 태양흑점망원경 앞에서 태양의 흑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양희수 선임연구원이 태양흑점망원경 앞에서 태양의 흑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양희수 선임연구원이 태양흑점망원경 앞에서 태양의 흑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다음으로 태양의 흑점을 관측하기 위해 설치된 태양흑점망원경을 살펴봤습니다. 태양 채층에서 발생하는 현상 연구 및 우주정거장용 코로나그래프를 개발한 양희수 선임연구원이 안내했죠. “광학망원경으로 낮에도 볼 수 있는 별인 태양을 관측하는데, 앞에 20cm 굴절 렌즈가 들어있고 이 밑에는 접안부가 있어요. 접안부에 투영판을 대고 투영된 태양의 모습, 흑점 위치를 스케치하는 방법으로 활용합니다. 태양을 직접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워낙 오래되다 보니 갑자기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보수 중이에요.” 대신 현재 태양의 모습을 찍은 화면을 살펴봤죠.

흑점은 태양의 표면에 나타나는 검은 점을 말한다. 흑점이 폭발을 일으키면 지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꾸준히 추적해야 한다.

흑점은 태양의 표면에 나타나는 검은 점을 말한다. 흑점이 폭발을 일으키면 지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꾸준히 추적해야 한다.

태양의 흑점은 왜 관측할까요. 흑점은 태양의 표면에 나타나는 검은 점이에요. 다른 곳보다 자기장에 의해 에너지 전달이 활발하지 못해서 표면 온도보다 약 2000도 낮죠. 참고로 태양의 표면 온도는 6000도입니다. 주변부보다 온도가 낮아 마치 검은 점처럼 보이는 거죠. 그 안에는 강한 자기장 에너지가 응축돼 강렬한 빛을 발산하면서 태양으로부터 무수한 입자들을 무더기로 방출시키는 폭발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것을 플레어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플레어가 터지고, 코로나 물질도 방출되는데 입자들이 인공위성과 부딪히면 인공위성이 망가지고,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휴대전화·TV 등에 통신장애를 일으키죠. 그런 것들을 방지하고 예보하기 위해 태양 활동을 연구합니다.” 흑점은 11년을 주기로 가장 많아지는 시기와 가장 적어지는 시기가 계속 반복된다고 해요. 지난해 태양 활동 극소기를 지나며 최근 들어 흑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해요. 흑점이 많아지면 그만큼 태양의 활동성이 강해지겠죠. 지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흑점을 꾸준히 추적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주물체 추락 시 행동 요령
건물 내 지하대피소가 있을 경우

우주물체 잔해물이 지상까지 추락 가능성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대피장소로 이동한다.(국민재난안전포털 등 참조)

건물 내 지하대피소가 없을 경우
창문이나 출입문을 정면으로 보지 말고 튼튼한 벽·기둥 뒤나 책상·탁자 밑 등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곳으로 대피한다.

근처에 대피 가능한 장소가 있을 경우
신속하게 가까운 대피 가능한 장소로 이동하되, 주변에 화재가 발생하거나 무너질 가능성이 적은 곳으로 대피한다.

근처에 대피 가능한 장소가 없을 경우
소지하고 있는 물건 등을 이용해 최대한 머리 등 신체를 보호한다.

대피 후 행동 요령
- 대형 잔해물이 건물 충돌 시 2차 낙하물에 주의한다. 재난방송을 청취하고, 지시에 따라 행동한다.(인공 우주물체)
- 강한 폭발력에 대비해 신체를 보호할 수 있도록 창문이나 출입구와 반대방향으로 엎드리고, 양손으로 눈과 귀를 막고 입을 벌린다. 재난방송을 청취하고, 지시에 따라 행동한다.(자연 우주물체)
- 실외에 있을 경우, 강한 폭발과 떨어지는 물체에 대비한다. 재난방송을 청취하고, 지시에 따라 행동한다(인공 우주물체), 강한 폭발력에 대비하여 신체를 보호할 수 있도록 추락하는 우주물체와 반대방향으로 엎드리고, 양손으로 눈과 귀를 막고 입을 벌린다.(자연 우주물체)

추락 완료 후 행동 요령
- 우주물체 추락 잔해물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할 경우 방사능 오염물질 및 유해 화합물 등이 탑재돼 있을 수 있으니 접촉하지 말고 즉시 가까운 소방서·경찰서에 신고한다.
- 지진·해일·화재 등 2차 피해에 대비한다.(자연 우주물체)

자료: 한국천문연구원

황정아 박사를 만나다

마지막으로 둘러볼 곳은 우리 태양계 내 유일한 별인 태양과 태양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지구 주변의 환경을 연구하는 우주환경감시실입니다. 문을 열었더니 황정아 책임연구원이 반갑게 맞아줬죠. 황정아 박사는 천문연에서 지구방사선대와 우주환경을 연구하고,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로 불립니다.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지구 방사선대와 우주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지구 방사선대와 우주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여기는 태양과 지구 사이에 있는 공간에 대한 모든 것을 연구하는 곳이에요. 이 동영상에 보이는 게 태양인데, 태양에서 끊임없이 어떤 물질들이 뿜어져 나와요. 지구 자기권이 해로운 물질로부터 잘 방어해주는데 태양이 너무 세게 밀어붙이면 약간 찌그러지면서 지구 양쪽 극 지역으로 들어올 수도 있어요. 양쪽 극 지역에서 지구 대기하고 부딪혀서 빛을 내는 게 오로라죠.”

오로라는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하전 입자가 자기력선을 따라 지구 대기로 들어오면서 대기 성분과 부딪혀 빛을 방출하는 일종의 방전 현상을 말합니다. 황 박사는 소중 학생기자단이 찾아온 오늘이 빅 데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어제저녁 알래스카나 북위도 웬만한 지역에서는 엄청난 오로라가 보이는 등 오늘까지 이벤트가 굉장히 많이 생겼어요. 태양 폭발도 있고 흑점도 보이죠. 여러분이 찾아오려고 그랬나 봐요.”

태양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지구 주변의 환경을 연구하는 우주환경감시실에서는 태양의 실시간 활동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태양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지구 주변의 환경을 연구하는 우주환경감시실에서는 태양의 실시간 활동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네 개의 화면에 보이는 태양의 모습은 태양에 가장 근접한 인공위성이 실시간으로 찍어서 보내주는 거죠. 서로 다른 색깔로 보이는 건 파장대를 다르게 찍어 그렇고, 여기서 펑 저기서 펑 물질을 뿜어내는 등 다양한 현상을 볼 수 있었어요. “태양의 영향이 지구에 도착했나 도착하지 않았나를 감시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어요. 그걸 감시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인공위성을 보내죠. 그걸 설명하는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태양에선 수많은 고에너지 입자들과 자기장이 우주 공간으로 갑작스레 흩뿌려지는 태양 폭발 현상이 발생한다. 고에너지 입자들은 지구에 도달해 우리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태양에선 수많은 고에너지 입자들과 자기장이 우주 공간으로 갑작스레 흩뿌려지는 태양 폭발 현상이 발생한다. 고에너지 입자들은 지구에 도달해 우리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태양에선 수많은 고에너지 입자들과 자기장이 우주 공간으로 갑작스레 흩뿌려지는 현상들이 발생하는데요. 흩뿌려지는 태양의 고에너지 입자들과 자기장은 주로 태양의 높은 대기층인 코로나 지역에 있다가 우주 공간으로 방출돼 이를 코로나 물질 방출(Coronal Mass Ejection)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이때 뿜어져 나오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고에너지 입자들은 지구에 도달해 우리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고, 함께 방출되는 자기장은 지구 자기장을 뒤흔들어 우리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인공위성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듣고 난 후 소중 학생기자단이 천문우주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황정아 박사에게 천문우주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황정아 박사에게 천문우주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원 흔히 천문학자 하면 천문대 같은 곳에서 망원경으로 별과 우주를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하는데 실제로 별을 직접 보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어요.
예전에는 무언가를 관측할 수단이 망원경밖에 없었죠. 망원경이 없을 때는 그냥 맨눈으로 관측했고요. 우리나라 『고려사』 『조선왕조실록』에도 맨눈으로 흑점과 오로라를 관측한 게 기록되어 있어요. 우리나라는 갈릴레오 갈릴레이보다 훨씬 더 먼저 흑점과 오로라를 본 민족이죠. 암튼 망원경으로 보는 게 워낙 인상적이라 천문학자는 망원경으로 하늘을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하늘을 직접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관측 천문학을 하는 학자는 매우 적어요. 이론 천문학이나 암흑물질·블랙홀에 대해 계산하시는 분들도 많고 대부분은 데이터 분석을 해요. 유의미한 해석을 하려면 다방면에 많은 것을 배워야만 하죠. 우주에서 오는 신호를 못 기다리겠다 해서 직접 가서 관측하는 것을 현장 관측이라고 얘기해요. 인공위성이 우주에 나가서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현상을 바로 측정해 오는 거죠. 그걸 하는 사람들은 우주과학을 한다고 이야기하고 천문학의 큰 범주 안에서 다 묶일 수 있어요. 그래서 별을 보지 않는다는 말은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태양도 별이거든요. 별은 다른 말로 항성이에요. 항성이란 스스로 빛을 낸다는 뜻입니다.

황정아 박사가 개발하고 있는 7.9㎏ 초소형 위성 4기로 구성된 도요샛 조감도.

황정아 박사가 개발하고 있는 7.9㎏ 초소형 위성 4기로 구성된 도요샛 조감도.

재현 박사님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지구의 방사선대가 박사 논문 주제였고 지금도 우주 방사선 연구를 주로 하고 있어요.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사선 외에 다른 은하나 성운에서도 방사선이 나와요. 고에너지 입자들이 내놓는 방사선을 맨몸으로 맞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직접 우주로 나간다면 굉장히 치명적인 상황이에요. 막아야 돼요. 지금은 인공위성이 대신 나가니까 인공위성을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막아주는 것, 설계 분석하는 것도 다 제가 하는 일이에요. 태양풍·오로라·지구 자기장 등도 다 우리 그룹에서 연구합니다. 개발도 하고 있는데 제 인생의 첫 번째 인공위성이 2003년에 올라간 과학기술위성 1호예요. 지금 제 인생의 두 번째 위성을 만들고 있고 내년 상반기 전에 올라갈 예정이에요. 오로라를 만드는 전자들의 개수를 세는 위성 4기를 한꺼번에 올리며 이름은 스나이프(SNIPE) 우리나라 이름으로 도요샛이죠. 이전 위성이 100kg였다면 이번 위성은 7.9kg의 초소형입니다.

인아『우주날씨를 말씀드리겠습니다』책을 쓰셨는데 우주 날씨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세요.
태양에서부터 지구에 오는 모든 물리적인 현상을 예측하고 이해하며 분석해서 모델을 만드는 일이에요. 아까 말했던 태양풍·우주 방사선·오로라 등이 포함돼요. 태양과 지구 사이에선 굉장히 다양한 현상이 일어나고, 그 모든 것을 측정하고 관측해 값을 분석하고, 오늘 이랬으니까 내일은 어떨 것이라고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죠. 그걸 우주 날씨 예보라고 해요.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지구 방사선대와 우주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지구 방사선대와 우주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경원 왜 우주 환경을 늘 관찰해야 하나요.
우리가 우주에 살고 있는 우주인이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이미 지구에 발붙이고 살고 있잖아요. 우리 주변의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숨 쉬는 것도 불가능해요. 우주는 공기와 같은 거예요.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면 지금 당장 내일 뭐가 떨어져 죽어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재현 태양에서 나오는 고유 에너지 입자로 방사선 피폭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법제화까지 하셨다고 들었어요.
태양에서 나오고 은하에서 오는 방사선이 지표에도 떨어져요. 그런데 고도가 높을수록 더 많이 맞고 위도가 높을수록 더 많이 맞아요. 입자들이 양극 지역으로 들어오거든요. 그래서 적도 지방을 날아가는 것보다 고위도 지방 왔다 갔다 하는 비행기가 더 많이 방사선을 맞아요. 그 부분을 선진국들이 다 조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그런 법률이 필요하다고 정부를 설득했죠. 실제로 북극항로 다니면서 여러 번의 방사선 실측 실험을 했어요. 이런 연구를 통해 승무원·승객이 우주 방사선을 얼마나 받는지 피폭량을 파악할 수 있었고, 항공 승무원들을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이 법제화됐어요. 항공 운송 사업자가 이제 승객·승무원들의 방사선량을 기록하고 조사할 의무가 생겼죠.

태양에선 수많은 고에너지 입자들과 자기장이 우주 공간으로 갑작스레 흩뿌려지는 태양 폭발 현상이 발생한다. 고에너지 입자들은 지구에 도달해 우리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태양에선 수많은 고에너지 입자들과 자기장이 우주 공간으로 갑작스레 흩뿌려지는 태양 폭발 현상이 발생한다. 고에너지 입자들은 지구에 도달해 우리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인아 앞으로 인공위성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인공위성 개발자가 인기 직업이 될까요.
지금도 굉장히 핫해요. 작년에만 저궤도에 1200개를 쏘아 올렸어요. 앞으로도 계속 엄청나게 많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거예요. 그럼 인공위성을 만드는 사람, 지상에서 데이터를 수신하는 안테나를 수리하는 사람, 만드는 사람, 데이터 처리하는 사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 엄청나게 많이 필요할 거예요. 블루오션이에요. 다들 도전하세요(웃음).

경원 앞으로 진행될 우리나라 우주 개발 계획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우주 개발 중장기 계획이라고 오랫동안 많은 과학자·전문가들이 만든 스케줄 표가 있어요. 2022년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이 달로 가는 것까지는 확정이고 그게 성공하면 2030년에 다시 한번 달에 갈 거예요. 22년에 가는 거는 달의 주변을 도는 궤도선이고, 2030년에는 달까지 가서 착륙할 거예요. 그 외에 저궤도 위성은 계속해서 쏠 거고 정지궤도 위성도 지금 계획 중인데 아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재현 과학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과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이 궁금해요.
물리학과를 나온 제가 존경하는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있어요. 그는 영국 왕립학회에서 매주 주말마다 아이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중 강연을 했죠. 학자들은 자기 연구만 하고 아무도 안 하려고 하는데 그 사람은 그걸 합니다. 그래서 많은 어린이가 과학에 관심을 갖게 했어요. 과학이 주도하지 않는 나라는 망할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똑똑한 친구들이 과학을 하지 않는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봐요. 그게 제가 이렇게 인터뷰하고 있는 이유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황정아 박사에게 천문우주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황정아 박사에게 천문우주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아 천문우주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우주과학에는 지금 매우 많은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똑똑한 친구들이 우주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미래에 우리나라가 우주 탐사를 선진국하고 함께 해보려면 여러분이 뭐라도 해야 돼요. 가만히 있어서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어요.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이 많아져야만 해요.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곳이 우주고 그걸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굉장히 많이 준비가 필요해요.

경원 앞으로의 목표나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신가요.  
현재까지 우리나라가 만든 인공위성은 지구의 저궤도하고 정지궤도에 밖에 없어요. 아주 지구 표면 근처에 붙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죠. 우리나라는 아직 지구 자기권을 벗어나 본 적도 없는 온실 속의 화초죠. 내년에 달 궤도선은 지구의 자기권을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최초의 위성이 될 거예요. 지금 인간이 만든 것 중 가장 멀리 가 있는 인공위성이 보이저예요. 태양권계면을 넘어섰는데 우리나라도 언젠가 보이저같이 태양권계면을 넘어서는 걸 만들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의 꿈은 비욘드 더 보이저(Beyond the Voyager)입니다.

부분월식 직접 보세요!
월식은 달과 태양 사이에 위치한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현상이다.

월식은 달과 태양 사이에 위치한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현상이다.

2021년 11월 19일 달의 일부가 지구의 본그림자에 가려지는 부분월식이 일어납니다. 월식은 지구가 달과 태양 사이에 위치해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현상입니다. 달의 위상이 보름달일 때 일어나는데, 달의 궤도와 지구의 궤도가 약 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매번 월식이 일어나는 건 아니에요. 지구의 본그림자에 달의 일부가 들어갈 때 부분월식이 일어나며, 달의 전부가 들어갈 때 개기월식이 일어나죠. 이번 월식은 11월 19일 오후 4시 18분 24초에 달의 일부분이 가려지는 부분식이 시작되지만, 달이 오후 5시 16분에 뜨기 때문에 월출 이후부터 관측이 가능하죠. 이날 지구 본그림자가 달을 최대로 가리는 ‘최대식’은 오후 6시 2분 54초며, 오후 7시 47분 24초에 종료됩니다. 이번 부분월식의 최대 식분은 0.978로 달의 대부분이 가려져 맨눈으로도 쉽게 구분할 수 있죠. 최대식 때 달의 고도가 약 7.8도로 높지 않기 때문에 동쪽 지평선 근처 시야가 트여 있는 곳에서 맨눈으로 관측이 가능합니다. 이후 우리나라에선 2022년 11월 8일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을 볼 수 있어요.

2021년 11월 19일 부분월식 진행도.

2021년 11월 19일 부분월식 진행도.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가장 오래된 학문이지만 가장 미래적인 학문이기도 한 천문학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김인아·박경원·김재현(왼쪽부터) 학생기자가 한국천문연구원을 찾았다.

가장 오래된 학문이지만 가장 미래적인 학문이기도 한 천문학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김인아·박경원·김재현(왼쪽부터) 학생기자가 한국천문연구원을 찾았다.

평소 과학에 흥미가 많지는 않아서 정말 지식을 배우자는 마음가짐으로 취재에 임했습니다. 항상 과학이 어려웠던 내가 과연 집중할 수 있을까 이해는 될까 설레는 마음 반 두려운 마음 반을 가지고 한국천문연구원에 들어섰죠. 그런데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니 집중도 잘되고 흥미와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광활한 우주에 관해 설명을 듣다 보니 우주는 정말 끝이 없는 공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죠. 집에 와 동생들과 함께 인공위성을 통한 통신, 블랙홀, 별 등을 검색해보고 책도 읽어봤어요. 어렵고 멀기만 했던 분야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만들어주신 연구원, 박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김인아(충남 우성중 2) 학생기자

우주를 향한 노력에 대해 현실적이며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천문학이 별을 관측하는 일이라고만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었는데, 이번 취재로 다양한 세부분야로 나누어진 정밀한 학문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연구원에서 거대한 전파망원경의 모습에 압도되기도 하고, 우주 방사선과 인공위성 등을 연구하시는 황정아 박사님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것은 문자 그대로 ‘신비로움’이었습니다. 황정아 박사님은 우리가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접는다면 모든 면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번 취재를 통해 나라가 더 성장하는 만큼 우리는 우주와 천문학, 우주과학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또 기술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구 밖 세계의 알 수 없는 신비로움을 발굴해내는 것 또한 우리 몫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김재현(서울 풍성중 2) 학생기자

사전조사를 통해 천문학이 아주 오래된 학문이란 걸 알고 옛 시대의 사람들과 공통의 관심사가 생긴 거 같아 신기했죠. 천문학자들을 실제로 만나게 되다니 영광이었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참 재미있는 분들이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천문학 하면 망원경으로 별만 관찰하는 줄 알았는데 내가 몰랐던 여러 분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유익했어요. 또 만원 지폐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는데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비롯한 천문학과 관련된 것들이 그려져 있는 것을 알고 놀라웠죠.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천문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박경원(광주 건국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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