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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에도 맨몸으로 절도범 잡은 공주시의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충남 공주시의회 이창선(65·사진) 의원이 절도 용의자를 맨손으로 잡아 화제다.

이창선 공주시의원. [사진 공주시의회]

이창선 공주시의원. [사진 공주시의회]

이 의원은 지난 13일 오후 9시쯤 공주시 중동 자신의 집 근처를 배회하는 중년 남성을 봤다. “집에 도둑이 들어 비싼 코트 등을 훔쳐갔다”는 이웃 주민의 말이 생각난 그는 골목에 숨어 이 남성을 유심히 봤다. 남성은 이웃집 창고 셔터가 조금 열려있던 틈으로 몸을 낮춰 집으로 들어갔다. 5분 만에 나온 이 남성 손에는 두툼한 겨울용 점퍼 1개를 들고 있었다. 이 의원은 남성에게 달려들어 팔로 목을 감았다. 그후 남성의 발을 걸어 넘어트리고 오른팔을 뒤로 꺾어 제압했다.

태권도·검도·유도 유단자인 이 의원은 공주시태권도협회 회장과 충남도생활체육태권도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이 의원은 1년 6개월 전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아 지금까지 48차례 항암 치료를 받았다. 이 의원은 "항암치료 중이어서 기력은 없지만, 범죄 현장을 보고 모른 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 의원은 공주시의회 3선 의원이다.

이창선 공주시의원이 지난 13일 절도 용의자를 제압하는 CCTV 화면. [사진 이창선 의원]

이창선 공주시의원이 지난 13일 절도 용의자를 제압하는 CCTV 화면. [사진 이창선 의원]

경찰 관계자는 "이 의원이 성치 않은 몸으로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몸을 걱정하기보다 이웃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 정신은 주위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선행은 올해만 세 번째다. 지난 7월 행사 참석을 위해 이동 중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자 곧바로 차를 세운 뒤 달려가 응급처치를 도왔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공주시 웅진동 아트센터 고마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충남도 무형문화재축제 도중 80대 노인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달려가 응급처치를 도운 뒤 119구급대에 인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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