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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과 정상회담 전 신경전 “구체적 합의 기대 안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오전(한국시간) 화상 정상회담을 연다. 비록 화상이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중 정상이 마주 앉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링컨

블링컨

백악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오는 15일 저녁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화상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두 정상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과 우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곳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의도와 우선순위를 명확히 할 것이고 중국에 대한 우려를 분명하고 솔직하게 전할 것”이라며 “논의 주제와 관련해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 것이고, 우려를 갖는 영역에 대해서는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는 ‘치열한 경쟁’ 관계이며, 여기에는 ‘치열한 외교’가 뒤따라야 한다”면서 “이번 회담이 중대한 산출물이나 결과를 얻기 위한 의도라는 기대치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도 13일 “미·중 양측의 의논을 거쳐 시 주석은 베이징 시간 16일 오전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갖고, 미·중 관계와 양국 공동 관심의 문제에 의견을 교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은 물론 기자회견도 없을 것 같다며 미 행정부가 회담 기대치를 낮추려는 모양새를 취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왕이

왕이

블룸버그통신은 13일 양국 관계의 위험도가 높은 시점에 회담이 열리지만 미국은 구체적인 결과물을 요구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은 양국의 경쟁을 군사적 충돌로 이끌 수 있는 오인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탈선 방지용 난간’을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는 미 당국자의 발언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공개적인 갈등을 원하지 않고 양국의 이익이 조율되는 분야에서 협력할 의지가 크다는 점을 중국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중 협력 가능성이 큰 분야로 핵 비확산과 기후변화 대응을 꼽았다. 중국의 핵무기 증강과 이란·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양국 간 갈등 의제로는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력 증강, 중국의 미국 기업·정부 컴퓨터 시스템 해킹, 신장 위구르 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 중국과 대만 갈등이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2일 대만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관한 미국의 오랜 관심을 강조했다고 국무부 대변인이 13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또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계속된 군사·외교·경제적 압박에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에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를 보면 왕 외교부장은 “대만 독립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측이 진정으로 대만해협의 평화를 원한다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실천으로 행동해야 하며, 다시는 대만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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