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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흘째 PK민심 공략 “경남이 홀대받는 일 막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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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가 14일 오후 경남 사천시 사남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가 14일 오후 경남 사천시 사남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박 3일 부산·울산·경남(PK) 방문 일정의 마지막 날인 14일 경남 지역 산업 현장을 훑으며 PK 민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이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문제와 관련해 노사를 잇달아 만났다. 그는 먼저 거제 대우조선소 정문 앞에서 농성 중인 노조를 만나 “거제, 경남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부당하게 홀대받는 일을 막을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어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만난 이 후보는 “합병 효과 자체는 국제 경쟁력이 올라 대한민국 조선 산업 전체가 좋아지는 혜택이 있다”면서도 “문제는 불신이다. 대대적인 노동자 구조조정 우려가 없도록 인수 조건을 분명히 하든지, 정부 감독 기능을 강화하든지 하는 건 당이 좀 챙겨봐 달라”고 말했다.

또 “정치계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현장에는 가지 말고 피하라’는 게 좋지 않은 전통인데 제 생각은 다르다”며 “이해관계가 충돌해도 얼마든지 지혜로, 양보로, 타협으로 길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난제도 풀어낼 수 있는 후보의 실행력과 협상력을 강조한 일정”(선대위 관계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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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이 후보에게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감을 쏟아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거제에 수차례 와 ‘매각 안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거짓말에 시민들이 받은 배신감과 충격이 말할 수 없다”(강학도 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는 표현도 나왔다. 이 후보는 “(거제는 문 대통령) 본인 고향인데 해결할 수 있는 길을 피했겠나”라고 문 대통령을 옹호하면서도 “노력은 했는데 결과를 제대로 못 만든 건 공적 책임을 지는 거니까 책임을 묻는 건 타당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비판에 이 후보가 대신 답변하는 모습은 오후에도 반복됐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직원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노동이사제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노조 지적에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도 산하 기관은 다 해놨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거창군청 앞 즉석연설에선 “저는 말실수 하나 안 하려고 노력 중인데 요만한 거 가지고 이만하게 만들고 다른 쪽은 엄청나게 문제 있어도 나 몰라라 하는 현실”이라며 “(여러분이) 행동하고 알리고 댓글이라도 한번 쓰고 해야 세상이 바뀌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사실 요새 조금 힘들다. 잡초처럼 밟히면서 이 자리까지 왔는데 여전히 거대한 벽이 놓여있다는 것을 절감할 때가 많다”고 했다.

원혜영

원혜영

야당은 이 후보의 전날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 후보는 전날 부산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부산은 재미없잖아, 솔직히”라고 말한 뒤 “재미있긴 한데 강남 같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에선 “부산을 폄훼한 발언”, “부산이 우습게 보이나” 등 비판이 이어졌다. 이소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청년들이 살고 싶어 모여드는 부산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해 발언한 건데 지역 비하·폄훼 논란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후보 측은 선대위 국가인재위원회 위원장직에 5선 출신 원혜영 전 의원을 내정했다. 원 전 의원은 “‘진짜 저런 사람이 이 후보를 위해 참여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는 게 제대로 된 영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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