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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500명 육박, 부스터샷 단축 이번주 결정…"고령층, 4개월째라도 맞혀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 급증세가 이어지며 500명 선에 바짝 다가섰다. 사망자도 연일 두 자릿수로 나온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하면서 핵심 방역 지표로 삼겠다고 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 모두 악화일로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비상계획 발동 기준인 75% 직전까지 찼다. 고위험군인 고령층은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4개월 정도로 확 당겨 맞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휴일인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휴일인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위중증 환자는 483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60세 이상 고령층이 82%를 차지한다. 최근 1주일간 위중증 환자는 409명→425명→460명→473명→475명→485명→483명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1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는 458명에 달한다. 사망자는 14일 20명 나와 지난 2일(16명) 이후 13일째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핵심 지표가 연일 빨간불이다.

美선 성인 전체 부스터샷 움직임

확진자의 70~80%가 집중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은 74.2%(13일 17시 기준)로, 비상계획 발동 기준 하나로 거론된 가동률 75%에 임박했다. 서울(76.2%)과 인천(75.9%, 14일 0시 기준)은 이미 경고선을 넘은 상태고, 경기(71.9%)도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위중증 환자 급증 원인 중 하나는 고령층 확진자 규모가 늘고 있다. 14일 기준 확진자 2419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37.2%를 차지한다. 지난 1일만 해도 30.7%였는데  2주 새 7%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고령층은 80세 이상을 빼면 접종률이 90%를 넘었는데도 이렇게 확진자가 속출하는 건 그만큼 접종 효과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7, 8월에만 해도 젊은 층에서 확진자가 많았고 위중증 환자가 상대적으로 덜해 중증 이환율이 1.5%까지 떨어졌었다”며 “최근 다시 노인 환자가 많아지면서 원래대로 돌아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기준선이 워낙 높았고 수도권에서는 엔데믹(풍토병)처럼 돼 확진자가 저변에 많았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주도하는데 접종 효과가 감소하고 계절 요인까지 더해져 퍼펙트 스톰(초대형 위기)처럼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부스터 샷이 지난 달 말부터 75세 이상·노인시설, 이달 10일부터 요양병원, 시설 입소자 대상으로 시작된 만큼 향후 이들에 대한 보호 효과가 확산세를 어느 정도 억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60세 이상 고령층 및 고위험군 부스터샷 대상자 96만명 가운데 14일 기준 35만명 정도만 접종을 완료해 이제 겨우 1/3을 넘긴 수준이다.

지난 1월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중증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중증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뉴스1

8, 9월에 접종한 60~74세 800만명가량은 부스터샷 없이 겨울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정부가 이번 주 중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부스터샷 간격을 현재의 6개월에서 더 단축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한 달 당겨도 60~74세는 내년 초에나 대상이 된다.

올해는 독감 환자도 지난해보다 늘 수 있어 코로나와의 트윈데믹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1주일(10월 31일~11월 6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3.3명)는 2주 전보다 2배로 늘었고 이미 지난해 최대치(3.3명) 수준이다.

백신 예방효과가 생각보다 빨리 떨어지고 있는 만큼 부스터샷에 속도를 내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우주 교수는 “60~74세는 상당수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았는데, 영국 공중보건국(PHE) 자료를 보면 아스트제네카의 경우 2차 접종했을 때 델타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60%로 출발선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이미 효과가 50% 아래로 떨어져 있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부스터샷 간격을 6개월로 했는데 화이자와 모더나를 대다수 접종했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며 “연령별 백신 효과를 분석해 3,4개월 뒤라도 효과가 떨어진다면 부스터 샷을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최근 창원 한 정신과 병동에서 환자의 80% 이상이 돌파 감염이었는데, 접종 4개월째부터 발생했다고 한다”며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에서도 접종 4개월쯤 되면 델타 예방 효과가 50% 정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백신도 충분하고 부스터샷 부작용이 더 많다는 근거도 없는데 부스터샷을 당기지 않을 이유가 있냐”며 “60세 이상과 60세 미만도 기저질환자는 4개월째부터 다 놔줘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겨울철 유행 우려에 부스터샷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선 최근 5차 대유행을 우려하며, 성인 전체에 부스터샷을 제공하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사례를 근거로 “미국 전체 인구에 부스터샷을 제공하는 것은 전염병 퇴치에 필수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론도 있지만 캘리포니아주와 뉴멕시코주, 콜로라도주 등은 연방 정부 결정 이전에 18세 이상 성인에 부스터샷 자격을 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주정부 차원에서 확대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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