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과세, 1년 연기되거나 공제한도 올릴듯…정부는 반발

중앙일보

입력 2021.11.14 10:16

업데이트 2021.11.14 10:21

암호화폐 같은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작 시점을 1년 연기하거나, 공제 한도(250만원)를 올리는 조치가 연내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정부 당국과 국회에 따르면 15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지난해 12월 개정한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의 양도ㆍ대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25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소득세율 20%를 적용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과세 시기는 2022년부터다.

정부는 현행 소득세법에 담긴 대로 내년부터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2030의 표심을 잡으려는 여야 정치권에서는 과세 시기를 내년에서 2023년으로 연기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세법은 여야가 합의해 개정하면 정부가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할 방안이 없다.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표시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뉴스1]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표시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뉴스1]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2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인프라 문제를 거론하며 “금융투자 소득에 대해 과세 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2023년부터로 (과세) 시점을 맞추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재명 대선후보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점을 내년에서 2023년으로 1년 유예하고 공제 한도를 대폭 상향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국민의힘도 맞장구를 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기재위 전체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과세를 1년 이상 유예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발언했다.

여당 일각에선 내년부터 과세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받아들이되 가상자산 업계를 규율하는 법을 제정하고 그 연장선에서 공제 한도를 상향하자는 논의도 나온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가상자산 양도ㆍ대여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금융투자소득으로 보고 다른 소득과 합산해 5000만원(현재 250만원)까지 공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반발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 기재위에서 “(과거에) 여야가 합의했고 (지금) 과세 준비도 돼 있는데 유예하라고 강요하는 건 좀 아닌 거 같다”고 밝혔다.

공제 한도 상향도 마찬가지다. 산업으로 자금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국내 상장주식에만 준 혜택을 가상자산에 줄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를 과연 정부가 세제 우대까지 하면서 권장할 일이냐는 것이다. 정부는 공제 한도를 250만원으로 설정한 비상장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해외주식과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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