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루하기 그지없다" 김정은 비판 그 후···北 해금강호텔 다룬 CNN

중앙일보

입력 2021.11.13 16:38

업데이트 2021.11.13 16:53

해금강호텔 전경. 통일부사진기자단

해금강호텔 전경. 통일부사진기자단

미국 CNN 방송이 철거 위기에 놓인 북한 금강산 해금강 호텔의 사연을 집중 조명했다.

CNN은 12일(현지시간) ‘화려한 과거를 갖고 있지만 불확실한 미래 앞에 선 녹슨 선박’이 되어버린 북한 해금강호텔의 사연을 전했다. 방송은 30년 전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비극적으로 끝날 여정에 놓여 있다고 했다.

해금강 호텔은 당시 호주의 개발업자가 4500만 달러(현재 가치 1억달러 이상)를 투자해 지은 7층 구조물이다. 싱가포르 조선소에서 지어 호주 타운즈빌로 이송됐다.

‘포 시즌스 배리어 리프’ 호텔. 사진 위키피디아 캡처

‘포 시즌스 배리어 리프’ 호텔. 사진 위키피디아 캡처

1988년 문을 연 ‘포 시즌스배리어 리프’란 이름의 이 호텔은 방 176개에 350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 호텔까지 가려면 인근 마을에서 편도 2시간 배를 타고 들어가거나 헬리콥터를 타야 했다.

직원들은 호텔 꼭대기 층에 살았다. 천장에 빈 위스키병을 매달아 바다의 궂은 날씨를 측정했다는 일화도 있다. 병이 심하게 흔들리는 날이면 멀미에 시달리는 손님들이 많았다.

게다가 사이클론이 강타해 호텔이 심각 타격을 입었다. 호텔 가까운 곳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탄약 투하장이 발견되기도 했다. 손님이 줄어들고 운영 비용이 치솟으면서 호텔은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후 호텔은 베트남 호찌민시 인근에서 ‘사이공 호텔’이란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이전과 다른 것은 인적이 드문 곳이 아니라 해변에 자리 잡아 오가기도 쉬웠다. 그러나 역시 재정난을 겪으며 1998년 다시 문을 닫았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 사진.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 사진. 연합뉴스

그리고는 북한에 자리를 잡았다. 남북간 교류가 활발하던 2000년 10년 금강산에 ‘해금강호텔’이란 이름으로 개장한 것이다. 운영은 현대아산이 맡았다.

그러나 또다시 난관이 발생했다. 2008년 한국인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 군인의 총에 맞아 숨지자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도, 해금강 호텔 투어도 중단했다.

CNN은 이 호텔이 계속 운영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전히 금강산 일대 부두에서 녹슬어가고 있다고 했다.

2019년 10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돌연 철거를 지시했다. 그는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돌아보며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하고 북한식으로 새로 건설하라고 주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북한의 금강산 관광지구 재설계 계획은 보류됐고 해당 시설 철거 계획의 지속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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