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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캠프 금기어” 이런 말 돌게 尹이 놔두면 안되는 이유 [윤석만의 뉴스뻥]

중앙일보

입력

 “캠프에서 찍었습니까?”(유승민)
“캠프는 아니고 저희 집 말고 집 근처에 있는 사무실에서 찍은 것 같습니다.”(윤석열)
“그럼 윤 후보님 키우는 반려견을 그 캠프 직원이 데리고 가서, 어디 데리고 가서 이 야심한 밤에 이 사진을 찍었다는 겁니까?”(유승민)
“글쎄, 그렇게 들었습니다.”(윤석열)

두 개의 캠프?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캠프는 두 개였다고 합니다. 광화문 이마빌딩에 있는 공식 캠프, 그리고 후보의 측근과 가족을 뜻하는 서초동 캠프입니다. 바로 법조 인맥과 그의 부인 김건희 씨죠.
 법조 인맥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검찰총장을 지냈고, 네거티브 공격에 대응하면서 측근 변호사들이 돕고 있죠. 그와 가족 사건의 대리인 이완규 변호사는 대학 동깁니다. 손경식 변호사는 대구지검 초임 때 같이 근무했죠.
 하지만 아무리 가족이어도 공적 조직이 아닌 비선 실세가 돼버리면 큰 문젭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것도 최순실이라는 비선 때문이었고, 노무현·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모두 가족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내부에서도 말 못해

 정옥임 전 의원은 “서초동 캠프 이야기를 오래 전에 들었다, 김건희라는 이름 석 자가 금기어라고까지 나온다”며 “가족이라도 비선이 움직여선 안 된다, 후보를 위해 하는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개 사과 사진이 올라온 날, 캠프 사람들은 출근길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각에선 해킹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조차 "상식을 초월하는 일이다, 착잡하다"고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후보 본인이 직접 나섰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반려견을 데리고 간 거는 아마 제 처 같고요, 사과 스토리를 올리겠다고 하는 것을 제가 얘기해 주고 승인했으니까 모든 불찰과 책임은 제가 지는 게 맞다”고 해명했습니다.

개 사과 전엔 ‘왕’ 자 논란

 만일 광화문 캠프에서 사전에 이 기획을 알았다면 어찌 됐을까요. 아마도 취소됐을 겁니다. 정무적인 판단에선 말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인 김건희씨의 선거 관련 행보가 캠프의 터치를 받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에 앞서 벌어진 ‘왕’ 자 논란이나 역술인 관련 이야기도 공식 캠프에선 대응하기 어려웠습니다. 내용을 잘 모르니 캠프 대변인조차, “손가락 위주로 씻는다”는 말도 안 되는 해명을 내놨죠. 그러자 여당이 집중 공격을 했습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5차 토론에서 계속 ‘왕’ 자가 있는걸 보면 최소 6일간 손 씻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손 소독제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환관 조고와 비선 리스크

 후보의 가족은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하지만 선거는 전문가들이 해야 하죠. 공약과 정책, 국민을 향한 메시지를 낼 때는 공적 조직이 움직여야 합니다. 아울러 윤석열 후보도 사람들을 잘 가려 써야 하고요.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쓴 소리는 사라지고, 후보에게 잘 보여 나중에 한 자리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겠죠. 내부 비판은커녕 딸랑딸랑 듣기 좋은 소리만 커질 테고요. 그 때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게 진짜 리더입니다.
 김영우 전 의원은 “캠프가 커질수록 후보는 고독해지고 힘들어진다. 그럴 때 유혹을 느끼고 비선이 생긴다“며 “후보가 정책적 결정을 한다든지, 중요한 일정 결정한다든지 할 때 비선의 도움을 받으면 기존의 공조직이 깨지게 된다”고 조언합니다.
 진나라 환관 조고는 듣기 좋은 말로 황제를 구슬러 국정을 농단했습니다. 그 결과 최초의 통일 제국, 진나라는 멸망했고요. 가족처럼 자신을 위한 사람도 공사를 구분해야 하고, 듣기 좋은 말로 옆에 두고 싶은 사람도 가려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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