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에 이어 대구도 급매물로 나왔다.”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이 아니다. 곽상도 의원 사직 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11일 국민의힘에 오래 몸담은 한 인사가 한 말이다.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과 함께 치르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곽 의원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가 포함됐다는 것을 언급하며 한 비유였다. 지난 9월 윤희숙 전 의원의 사퇴로 서울 서초갑 지역구도 무주공산(無主空山)인 상태다.
예전 같지는 않다고 하지만, 여전히 두 지역은 ‘공천=당선’으로 인식될 정도로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다. 그런 만큼 이곳에 눈독을 들이는 야권 인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대구 중·남구는 주로 TK(대구·경북) 출신 전직 의원이나 이 지역에 출마 경험이 있는 인사를 중심으로 출마설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재원 최고위원과 이인선 전 경북 경제부지사,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등을 거론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지역구인 경북 군위·의성·청송에서 컷오프된 뒤 서울 중랑을로 옮겨 경선을 치렀으나 패했다. 이후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되면서 다시 중앙 정치에 복귀했다. 이 전 경제부지사는 과거 대구 중·남구에 출마했다가 당 사정으로 지역구를 옮겨 쓴잔을 마신 적이 있다. 이 전 사장은 일찌감치 대구에서 정치 뜻을 굳히고 지역에서의 활동 폭을 늘려나가는 중이다. 이두아 전 의원도 꼽히는데, 그는 지난해 총선 때 대구 달서갑에 전략공천 됐다가 재심 요구에 따른 경선 끝에 홍석준 의원에게 패했다. 이외에도 지역 정가에선 조명희(비례) 의원과 배영식 전 의원 등도 언급한다.
서초갑은 이미 쟁쟁한 여성 주자 간 경쟁 구도가 짜였다. 먼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건 전희경 전 의원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희경 전 의원을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했다”며 “조직위원장은 당협 구성원들의 동의를 거쳐 당협위원장에 임명된다”고 말했다. 경쟁 주자로 경기 수원을에서 18·19대 의원을 지낸 정미경 최고위원이 있다.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울지역 구청장 중 유일하게 당선되며 저력를 보여줬던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공식 사퇴하는 등 배수진을 쳤다. 서초갑에서 17·18·20대 의원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은 이번 조직위원장 공모에 지원하지 않았지만,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서울 종로와 청주 상당, 경기 안성도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퇴한 종로는 ‘정치 1번지’답게 야당에서 거론되는 후보군도 이준석 대표,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중량감이 큰 인물들이다. 청주 상당은 정우택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 등이 거론되며, 경기 안성은 이 지역 3선 출신의 김학용 전 의원 등이 꼽힌다.
반면 당내에선 대선과 동시에 치르는 재보선이란 점을 고려해 기존과는 다른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당의 변화 및 정권교체에 대한 여론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재보선 지역 중엔 서초와 대구 등 당의 우세 지역이 많기에 이곳의 당선 여부보다는 대선 주자의 득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 얼굴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며 “윤석열 대선 후보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공천에서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