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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차관보 만난 尹 "한미동맹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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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2일 중국이 반대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우리 정부의 주권 사항”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사드 추가 배치에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에 “사드를 포함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얼마나 더 강화하고 또 한·미·일 간에 공조할 것인지 문제는 안보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경우에 따라선 사드 추가 배치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여서 주목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하고 있다. 뉴스1

그는 “문재인 정부의 소위 ‘3불 정책’은 중국과 맺은 어떤 협정도 아니고, 약속도 아니고 문재인 정부의 그냥 입장에 불과한 것”이라며 “지금 사드는 북핵 미사일에 대한 우리의 안보와 주권을 지키기 위한 그런 방어적인 부분인데, 이 사드 문제를 마치 그 중국에 대한 어떤 도발의 하나로서 이해하는 것은 상당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3불 정책이란 2017년 사드 배치로 한·중 갈등이 격화된 이후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말한다. 윤 후보는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에 따른 국내 수급 문제에 대해선 “우리 정부의 산업 정책에 문제가 있었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한중간 광범위한 경제교역에 문제가 생길 필요는 전혀 없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접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접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부 차원에서 거론하는 북한과의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선 “종전만 분리해 정치적 선언을 할 경우 부작용이 상당히 크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종전선언만 먼저 할 경우 정전관리 체계인 유엔사가 무력화되기 쉽다”며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한민국 안보에 중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선 “원칙 있는 자세로 일관성을 견지해 주종관계로 전락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공조를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도중 “러시아를 좋아하느냐”는 러시아 기자 질문에 윤 후보가 “저는 차이콥스키와 쇼스타코비치를 아주 사랑한다”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해선 “외교 자체가 거의 실종된 상황”이라거나 “거의 망가졌다”는 등 격한 표현을 동원했다. 그 원인으로는 “대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너무 끌어들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해법을 묻자 윤 후보는 “한·일이 미래를 향해 양국 이익에 부합하게 협력 발전한다면, 우리나라 국민이 수용할 정도의 일본 정부의 입장이 나오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윤 후보의 이날 한·일 관계 관련 발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신경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시대를 열겠다.과거사 문제, 경제·안보 협력 의제를 망라한 포괄적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으로,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이 담겼다.

그러자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의 일본은 과거 오부치 선언이 나올 때의 일본이 아니다. 한참 우경화됐다”는 비판의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아베 집권 이래로 스스로 ‘더는 사죄는 없다’는 일본 정부에 과거사 문제 해결과 위안부 문제 사죄에 대해선 한마디도 못 하면서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역사적인 DJ(김대중 전 대통령) 업적을 언급한다”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가 “(한·일 관계 악화를)단순히 일본사회 우경화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고 재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대미 외교 데뷔전도 치렀다. 윤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등 미국 방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포괄적 전략 동맹 구축을 기본으로 “글로벌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동참하겠다”고 게 윤 후보의 대미 외교 구상이다.

이에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미국에 한국보다 더 중요한 동맹은 없다”고 했고,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은 “저는 '미스터 선샤인'이라는 드라마를 너무 좋아한다”고 화답했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부대변인 페이스북

이경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부대변인 페이스북

이날 자리 배치를 놓고 이 후보측과 신경전이 벌어졌다. 윤 후보가 가운데에 앉고 미국 방한단이 윤 후보 오른쪽에 앉은 자리 배치에 대해 민주당이 "왕처럼 상석에 앉았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이다. 앞서 이날 이 후보는 오소프 의원 등을 만났을 때 마주 보는 형식으로 앉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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