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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미접종자의 전염병"…재확산 獨 '백신거부'에 뿔났다[영상]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일 독일 드레스덴 시립병원 코로나19 중환자실에서 간호사와 전문의가 코로나 환자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독일 드레스덴 시립병원 코로나19 중환자실에서 간호사와 전문의가 코로나 환자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5만 명을 돌파했다.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감염율이 급증하면서 '4차 유행'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11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전날 독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196명, 사망자는 235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수가 5만 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처음이다. 전날 3만9676명에서 하루 만에 1만명 이상 늘었다. 독일의 감염병 권위자인 크리스티안 드로스덴 교수는 “지금은 비상상황”이라며 “당장 재봉쇄를 포함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규확진자 대다수는 미접종자" 

독일의 기센대학병원 수잔 헤럴드 박사는 “신규 확진자는 거의 다 백신 미접종자”라며 “이들이 4차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BBC 방송은 독일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가파른 지역으로 작센주를 꼽았다. 지난 7일간 인구 10만 명당 459명이 감염됐다. 독일 전국 평균은 10만 명당 232명으로, 작센주 감염율이 2배가 넘는다. 작센주의 백신 접종률은 인구의 57%에 불과하다. 독일 전체 백신 접종 완료율은 67%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코로나19는 이제 미접종자의 전염병”이라며 이들을 공개 비난했다.

현재 독일 수도 베를린, 작센주의 도시 색소니 등에서는 미접종자만을 대상으로 레스토랑·스포츠시설·영화관·실내공연장 등의 출입을 제한하는 선별적 봉쇄 조치를 시행 중이다. 여러 도시에서 이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독일 라이프치히에서는 “명백한 차별”이라며 분노하는 백신 거부자 수천명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모임인 ‘라이프치히운동’ 대표 레이프 한센은 “우리는 백신을 만든 회사, 이를 승인한 보건 당국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백신은 절대 내 몸에 들어와선 안된다. 백신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BC는 “세계 최초 코로나 백신 중 하나를 발명한 독일에서 이 같은 (백신 거부) 분위기는 하나의 수치”라고 전했다. 독일 기업 바이오엔테크가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개발했다.

숄츠 "포괄적 봉쇄 풀고 선별적 봉쇄 확대" 

전문가들이 ‘특단의 조치’를 강조하는 비상 상황이 이어지는데도, 올라프 숄츠 차기 총리는 지난 3일 국회토론회에서 “이달말까지 독일 16개 연방정부 수반들과 함께 코로나19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선별적 봉쇄를 전국으로 확대하되, 전국민을 상대로 한 규제는 풀겠다는 취지다.

가디언에 따르면 숄츠가 소속된 사민당의 더크 비제 의회 사무총장은 “국가 전체에 대한 봉쇄, 실질적인 업무 금지 등 포괄적 규제가 더 이상 코로나19 방역 효과와 비례하지 않는다”면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보수당에서는 “새 정부의 첫 결정이 독일의 코로나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병원 입실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충분한 대안도 없이 규제를 완화하는 건 목표가 없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독일의 차기 총리 올라프 숄츠. 그는 이달말부터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국가 전체의 포괄적 봉쇄를 풀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선택적 봉쇄를 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독일의 차기 총리 올라프 숄츠. 그는 이달말부터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국가 전체의 포괄적 봉쇄를 풀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선택적 봉쇄를 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오스트리아 "다음주 미접종자 대상 봉쇄 시작"

한편 독일뿐 아니라 서유럽 곳곳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1만6000명, 오스트리아도 1만2000명으로 코로나19 발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스트리아는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봉쇄 정책을 당장 다음주부터 시작한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총리는 “미접종자는 가장 불편한 겨울과 성탄절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정부도 새로운 코로나19 대응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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