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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백인정권 마지막 대통령…흑인차별 끝낸 클레르크[1936~2021.11.11]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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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정권 마지막 대통령인 프레데리크 빌렘 데 클레크 전 대통령(왼쪽)과 첫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 1990년 5월 모습. AP=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정권 마지막 대통령인 프레데리크 빌렘 데 클레크 전 대통령(왼쪽)과 첫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 1990년 5월 모습. AP=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정권의 마지막 대통령이자 1993년 넬슨 만델라와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프레데리크(FW) 빌렘 데 클레르크가 별세했다. 85세.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FW 데 클레르크 재단은 성명을 통해 클레르크가 악성중피종 투병 끝에 이날 오전 자택에서 평화롭게 사망했다고 밝혔다. 악성중피종은 폐 내막에 생기는 암으로 데 클레르크는 지난 3월 악성중피종 진단을 받았다.

1936년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난 그는 네덜란드계 토착 백인인 아프리카너의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1972년 정치에 입문하기까지 변호사로 활동했다.

여러 장관직을 거쳐 1989년 9월 남아공 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재임시절 그는 남아공을 지배했던 흑인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하고, 민주화 바람을 일으키며 남아공의 마지막 백인 대통령으로 남았다.

종신형을 받고 1962년부터 복역하던 반정부 지도자 넬슨 만델라를 1990년 2월 석방한 것도 그였다. 그해 5월 케이프타운에서 만델라와 만나 악수한 것은 남아공 백인정권 종식의 첫 발걸음으로 기록됐다. 4년 뒤 만델라는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이 돼 흑백 정권 교체를 평화롭게 이뤄냈다.

이 외에도 출생과 동시에 인종 분리 등록을 의무화한 ‘주민등록법’ 등 흑인차별의 상징적인 법을 철폐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만델라와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다만 자신의 집권기에 흑인을 상대로 일어난 인권유린에 대해선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1994년 5월 만델라에게 정권을 이양한 그는 2년간 부통령격으로 만델라를 도왔다. 1997년 정계를 은퇴한 뒤 재단 등을 설립해 국제사회에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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