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전용

[팩플] 네카쿠배토야당 뭉쳤다…경제6단체 노리는 新주류 ‘디경연’ 출범

중앙일보

입력 2021.11.11 17:40

업데이트 2021.11.11 17:47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대표하는 7개 경제단체의 연합인 '디지털경제연합'이 11일 출범했다. 사진 디경연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대표하는 7개 경제단체의 연합인 '디지털경제연합'이 11일 출범했다. 사진 디경연

디지털 경제를 주도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경제단체가 출범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7개 단체는 11일 ‘디지털경제연합(이하 디경연)’을 구성하고, 20대 대선을 위한 공약 제안서를 발표했다. 경제산업 신(新)주류인 IT 기업들이 전통 대·중소 기업 중심인 경제5단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대선 후보들에게 목소리를 내겠다는 취지다.

디경연이 뭐야?

코로나19 이후 미래의 주역으로 급부상한 온라인 플랫폼 단체들이 뭉쳤다.
● 한국인터넷기업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한국핀테크산업협회·한국게임산업협회·한국디지털광고협회·한국온라인쇼핑협회·벤처기업협회 등 7개 단체의 연합인 ‘디지털경제연합’이 11일 출범했다. 출범식은 이날 오전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진행됐다.
● 디경연의 회원사만 약 2만개. 네이버·카카오 등 코스피 시총 3, 4위 기업부터 막 닻을 올린 스타트업까지 함께 한다. 네카쿠배토야당(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토스·야놀자·당근마켓) 등 디지털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IT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회장은 따로 두지 않고 인터넷기업협회가 사무국을 맡아 모임을 주도한다.
● 주축은 인기협과 코스포. 인기협은 네이버·카카오·쿠팡·우아한형제들(배민)·엔씨소프트 등 국내외 주요 인터넷 기업들이 모인 협회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코스포는 1700여 개 스타트업이 모인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안성우 직방 대표, 이승건 토스 대표가 공동 의장이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대표하는 7개 경제단체의 연합인 '디지털경제연합'이 11일 출범했다. (왼쪽부터) 강삼권 벤처기업협회 회장,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 이영 국민의힘 의원, 목영도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회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 이오은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운영위원장. 사진 디경연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대표하는 7개 경제단체의 연합인 '디지털경제연합'이 11일 출범했다. (왼쪽부터) 강삼권 벤처기업협회 회장,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 이영 국민의힘 의원, 목영도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회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 이오은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운영위원장. 사진 디경연

이게 왜 나왔지?

● 온라인 플랫폼이 국내외 경제 생태계를 주도하면서 이들의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선 플랫폼 기업 창업자들이 증인으로 불려나와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국회엔 이들 플랫폼을 규제할 제·개정안(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전자상거래법)이 줄줄이 계류돼 있다. 업계에선 자신들의 입장과 권익을 대변할 단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 플랫폼 기업은 포털, 쇼핑, 게임, 핀테크, 콘텐트, 광고 등 사회 전반에 걸쳐있다.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힘든 신생 기업도 많다. 제도권에 이들 기업의 주장을 일관되게 피력하려면, 의견을 조율하고 수렴할 상위 단체가 필요했다.
● 거대 플랫폼에 들어오는 규제 압박을 방어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할 정책. 이 둘을 여야 대선 후보들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에서 제기됐다. 박성호 인기협 회장은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 시대를 지나게 될 차기 정부를 위해 업계가 진정어린 제언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디경연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 출범식에서 박 회장은 “플랫폼 관련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앞장서겠다”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라는 수단을 택하기 전에 업계 구성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과도기의 인내를 가져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그래서 뭘 하는데?

디경연은 첫 활동으로 79쪽 분량의 대선 공약 제안서를 발표했다. 7개 단체가 올 초부터 열여섯 차례 회의를 거쳐 공동제작했다고 한다.
● 제안서 첫 장을 주목해야 한다. 디경연은 차기 정부가 부총리급 장관이 운영하는 새로운 정부부처 ‘디지털경제부’를 신설할 것을 요구했다(벤처기업협회 미참여). 포털·게임·배달 등 업종별 분과를 두고, 규제와 육성을 논의해달라고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산업통상자원부·문화체육관광부·공정거래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등 여러 부처가 규제 권한을 두고 다투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취지다.
● 이밖에도 ▶규제혁신 ▶신산업 진흥 ▶인재양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제언이 담겼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대표하는 7개 경제단체의 연합인 '디지털경제연합'이 11일 출범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가 협회의 공동 아젠다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TV 캡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대표하는 7개 경제단체의 연합인 '디지털경제연합'이 11일 출범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가 협회의 공동 아젠다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TV 캡처

왜 중요해?

여야 의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20여년 전 벤처붐을 타고 성장한 1세대 인터넷 기업들의 힘이 대선 주자에게 ‘전담 부처 신설’을 요구할 정도로 커진 것. 디경연의 향후 활동에 따라서는 현 경제 5단체(대한상의·무역협회·경영자총협회·중기중앙회·중견기업연합회)이 경제6단체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경제5단체는 정부나 국회에 산업계 목소리를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지만, IT 플랫폼 기업이나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는 낮은 편이다.
● 이날 출범식에는 박병석 국회의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의원 13명이 영상 축사를 보냈다. 여기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담당하는 주요 국회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원욱 위원장, 정무위원회 윤재옥 위원장,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채익 위원장도 포함됐다. 조승래 의원(민주당)과 이영 의원(국힘)은 출범식 현장을 직접 찾았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대표하는 7개 경제단체의 연합인 '디지털경제연합'이 11일 출범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위)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축사를 보내고 있다. 사진 네이버TV 캡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대표하는 7개 경제단체의 연합인 '디지털경제연합'이 11일 출범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위)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축사를 보내고 있다. 사진 네이버TV 캡처

앞으로는

● 디경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각각 간담회 일정을 조율 중이다. 내년 대선 이후에는 정부조직 개편 등 핵심 현안마다 목소리를 낼 예정.
● 그러나 규모도, 이해관계도 다른 2만개 기업들의 내부 이견을 어떻게 조율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당장 이날 공개한 대선 공약집 1안 ‘정부부처 신설’의 경우, 벤처기업협회가 이견을 이유로 제안자 명단에서 빠졌다. 이 협회 관계자는 “우리는 총리실 산하의 규제개혁 컨트롤타워 구성을 꾸준히 요구해왔다”며 “부처 신설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지털 경제가 커질수록 네이버·카카오와 게임 대기업들이 주축인 인기협과 스타트업 중심의 코스포의 입장에 차이가 커질 수 있다.
● 단체가 전체를 대변하지 못한 선례는 더 있다. 국내 빅테크와 해외 빅테크의 입장 차이가 심한 ‘망 사용료’ 갈등이 대표적. 인기협 회원사 중엔 구글·넷플릭스 등 해외 기업들도 있지만, 이들 기업은 인기협이 국내 기업 편에만 선다는 불만이 컸다. 이 때문에 구글·애플·메타(옛 페이스북) 등 일부 미국 기업들은 지난 5월 미국 정보기술산업협회(ITI)의 한국지부를 국내에 설립한 바 있다.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