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확진 땐 논술·면접 못 보나?…코로나 수능 "응시권 보장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둔 11일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관계자가 수능 D-7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둔 11일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관계자가 수능 D-7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올해로 2회차 코로나19 수능이지만, 확진될 경우 면접ㆍ논술 등 대학별 고사 응시에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전국에서 2339명의 초·중·고 학생이 확진돼 일평균 334명꼴로 감염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누적 학생 확진자는 3만2211명이다.

“두 번째 코로나수능인데 확진자 면접 대책 아쉬워”

최근 서울과 창원 등에서는 고교 집단감염이 발생해 일대 학원가까지 비상이 걸렸다. 수능을 전후해 논술이나 면접 등의 수시 모집 대학별 전형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겐 ‘공포’가 아닐 수 없다. 수능은 확진 판정을 받아도 별도 고사실이 마련되지만, 논술이나 면접 등은 응시 자체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대학 측에 여건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응시 기회를 제공하라고 권고했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에 치료 중인 수험생을 대상으로 입시를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경북 김천시에 거주하는 학부모 최모(51)씨는 “지난해 수능이라면 모두가 처음이니 이해가 되지만, 두 번째 코로나 수능인데 아직도 기본적인 면접 응시 방안조차 마련이 안 됐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코로나로 여러 불이익을 경험한 아이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펼칠 기회조차 잃는 것 같다”고 했다.

감염될까 봐…집 떠나는 아빠들

학부모들은 개인 방역에 더 고삐를 조이고 있다. 수험생 자녀와 일시적으로 격리 생활을 하는 직장인 아버지들도 속출하고 있다.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 9일부터 부모님 댁에서 통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혹시라도 회사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나로 인해 딸이 격리 대상이 될까 봐 집에 안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피스텔을 따로 잡고 지내는 아빠들도 있다고 들었다.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면접 기회를 놓쳤다는 사연도 나오고 있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학생은 “그동안 집과 학교만 오갔는데, 지난 4일 오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6일이 면접 예정일이었는데 대학 입학관리처에서는 확진자는 면접 응시자격 자체를 박탈한다고 하더라. 코로나 확진 탓에 원서비만 날리고 심적으로 우울하다”고 적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주일 앞둔 11일부터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가 원격 수업을 실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 감염을 예방하고 효율적으로 시험장을 방역하기 위한 조치다. 연합뉴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주일 앞둔 11일부터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가 원격 수업을 실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 감염을 예방하고 효율적으로 시험장을 방역하기 위한 조치다. 연합뉴스

“응시권 보장 안 되는 현실 학생에게 상처”

전문가들은 정부와 교육 당국이 코로나 상황에서의 대학별 면접ㆍ실기고사 응시 방안을 구체적으로 강구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지난해도 올해도 수험생들은 이전 어느 세대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렵고 지난한 수험생의 길을 참고 견뎌왔다”며 “수험생들의 응시권 보장이 안 되는 현실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주는 상처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원들과 부모 입장에서는, 코로나 2년 동안 교육부나 대학 당국이 충분히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할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인력과 예산 부족 문제라면 정부가 교육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해 질병 당국과 교육 당국, 대학이 모여 이 사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와 시뮬레이션을 한 뒤 해결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상무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는 “교원들도 대학에 요구를 몇 번 해봤는데, 방법이 없다”며 “아픈 상황에서 정상적인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생님들도 결국 아이들에게 ‘코로나에 절대 걸리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말한다고 한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