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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의 법칙 한계 다다랐다…반도체 패키징에 힘 쏟는 삼성전자

중앙일보

입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제조의 후공정 분야인 ‘패키징 기술’에 힘을 쏟고 있다.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이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여러 반도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패키징 분야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반도체용 2.5D 패키징 솔루션 ‘H-큐브’ 개발 #로직과 고대역폭메모리(HBM) 6개 탑재 가능 #반도체 패키징 기술,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

삼성 “고성능 맞춤형 반도체 제공 가능”

1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용 2.5D 패키징 솔루션 ‘H-큐브(Hybrid-Substrate Cube)’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6개 이상 탑재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이다. HBM은 일반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반도체를 말한다.

2.5D 패키징은 칩과 칩을 연결하는 기술로 기존 인쇄회로기판(PCB)을 통하는 것보다 훨씬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큐브는 고성능 컴퓨팅(HPC)과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용 고사양 반도체에 사용된다”며 “맞춤형 반도체를 고객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H-큐브 개념도.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개발한 H-큐브 개념도. [사진 삼성전자]

H-큐브는 메인 기판 아래 대면적 구현이 가능한 보조 기판을 추가로 사용하는 2단 하이브리드 구조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로직과 HBM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메인 기판과 보조 기판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솔더볼(Solder ball)의 간격을 기존 대비 35% 좁혀 기판의 크기를 최소화하고 다수의 HBM 탑재로 인해 증가하는 대면적 기판 제작의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밝혔다.

엠코테크놀로지·삼성전기와 협업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켓전략팀 전무는 “H-큐브는 삼성전자와 앰코테크놀로지, 삼성전기가 오랫동안 협력해온 결과로 많은 수의 칩을 집적해야 하는 고사양 반도체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김진영 앰코테크놀로지 기술연구소 상무는 “삼성전자와 앰코테크놀로지가 H-큐브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며 HPC,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요구되는 반도체 집적 기술 구현의 난관을 극복했다”며 “파운드리와 OSAT(반도체 패키징, 테스트 전문업체)의 협업 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낸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H-큐브 개념도. 인터포저는 IC칩과 인쇄회로기판 사이에 삽입해 물리적으로 연결해 주면서 완충 역할을 하는 미세회로 기판이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개발한 H-큐브 개념도. 인터포저는 IC칩과 인쇄회로기판 사이에 삽입해 물리적으로 연결해 주면서 완충 역할을 하는 미세회로 기판이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반도체 패키징에 관심 

앞서 삼성전자는 2018년 HBM을 2개 탑재한 ‘I-큐브2’를, 올해 5월엔 HBM을 4개 탑재할 수 있는 탑재한 ‘I-큐브4’를 개발하는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에 공을 들여왔다. 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이를 극복할 패키징 기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9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반도체 패키징 연구소가 있는 온양캠퍼스를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을 점검하기도 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패키징 시장 2024년 849억 달러 전망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 발전하고 소비자 요구가 증가할수록 세트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종류와 수가 증가하는데, 이를 개별적으로 기판에 모두 붙이면 세트 전체의 크기가 커진다. 이에 따라 기술적 구현도 어렵고 개발 비용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서로 다른 반도체를 수직 또는 수평으로 연결해 하나의 반도체로 만드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반도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패키징 시장은 2015년부터 연평균 4.84% 성장해 2024년 849억 달러(약 9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17일(미국 서부시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태계 강화를 위한 ‘제3회 세이프(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을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삼성파운드리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등록하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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