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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래미안이 돌아왔다’ 삼성그룹 맏형의 달라질 2022년

중앙일보

입력 2021.11.11 07:00

연초만 해도 원대한 꿈(십만전자!!)을 꾸던 삼성전자는 요즘 개미의 무덤이 됐습니다. “주식 계좌 있으면 1주씩은 다 있다”고 할 만큼 개인 투자자가 워낙 많으니 고통의 크기도 더욱 부각!  ‘우량주의 상징’과 같았던 삼성그룹주 역시 올해는 맥을 못 추고 있네요. 시가총액 700조원 시대가 끝났고, 코스피 내 비중도 30% 초반까지 쪼그라든 상황. 오늘은 그중 하나 삼성물산을 들여다봅니다. 구독자 ans****@hanmail.net님이 제안해 주셨어요.

래미안. 삼성물산

래미안. 삼성물산

지난해 코로나 충격을 딛고 올해 1월 15만원대 등정에 성공한 삼성물산 주가. 하지만 이내 하락세. 지지부진하던 주가는 8월 이후 또 한 번 내리막길을 타 11만원대까지 밀린 상황입니다. 대형 건설주가 올해 대체로 나쁘지 않은 흐름이었던 걸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표. 상반기엔 아쉬웠던 실적이, 하반기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려 오너 일가가 계열사 주식을 매각한 게 부담으로 작용한 듯!

삼성물산의 출발점은 1938년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설립한 ‘삼성상회’인데요. 역사로 보나, 사업 영역으로 보아 삼성그룹의 모회사라 할 만한 곳입니다.

삼성물산이 수주한 1조8000억원 규모의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공사. 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수주한 1조8000억원 규모의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공사. 삼성물산

동시에 삼성생명과 함께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기도! 삼성전자 지분 5%, 삼성생명 지분 19.3%,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를 보유!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이 약 21조원인데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가치가 딱 그 정도. 동시에 최대주주는 바로 이재용 부회장(18.13%). 그룹 내에서 위상이 남다른 이유입니다.

그룹 DNA 담긴 핵심 계열사…지배구조 파워도 막강
주택시장 재공략 나선 래미안…수주 목표 달성할 듯
상사·패션 선방 속 바이오 역할 UP…내년이 나을 듯

삼성물산은 그룹 내 여러 회사를 쪼개고 붙인 역사가 있는데요. 1990년대 삼성건설 합병, 2015년엔 제일모직 역합병 등이 대표적. 지금의 사업 영역은 크게 건설·상사·패션·리조트 4가지로 분류! 여기에 식음 부문에서 웰스토리(100%), 바이오 부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43.4%)를 자회사로 두고 있죠. 지난해 매출(30조7620억원)로 쪼개서 보면 건설 비중이 38%, 상사 비중이 45%. 일단 이 쌍두마차가 잘해야 한다는 얘기!

국내 시공능력평가 8년째 1위를 달리는 대표적인 건설사인데요. 전 세계 여러 랜드마크(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를 지은 거로도 유명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건 아무래도 ‘래미안’. 2015년 원베일리(신반포3차, 경남 재건축) 수주 이후 주택 부문에선 철수설이 나올 정도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는데요. 국내외 반도체 공장 등에 집중! 2016년 46%였던 건설 부문 매출 비중이 10%포인트 가까이 감소한 이유죠.

부르즈 칼리파. 두바이관광청

부르즈 칼리파. 두바이관광청

지난해부터 달라지기 시작!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신반포15차,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사업 등을 수주! 최근 서울 구도심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시장이 급부상(재건축이 쉽지 않은 탓도!) 중인데요. 6월엔 리모델링 시장에도 복귀해 곧바로 고덕동 아남아파트, 성동구 벽산아파트 등을 따냈죠. 래미안의 브랜드 파워가 여전히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는 듯. 올해 5월엔 14년 만에 래미안 BI도 변경! 건설 부문 올해 수주 목표(10조7000억원) 달성도 현재까진 무난해 보입니다.

상사 부문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 상반기 영업이익(1740억원)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935억원)을 훌쩍 넘어섰는데요. 화학, 철강, 소재, 섬유 등 제품군이 매우 다양한데요. 트레이딩은 사실 돈이 많이 남는 장사는 아닙니다. 영업이익률이 1%대면 괜찮은 편! 그런데 상반기 2%대, 3분기에도 1.9%로 좋았습니다.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과 원자재 가격 인상 덕에 재미를 좀 봤는데 연말까진 쭉 갈 듯.

나머지 부문도 코로나 충격 속에 그럭저럭 자리를 지켰습니다. 패션 부문(빈폴, 구호 등)은 소비 심리 회복 효과(온라인 판매가 잘 됨)를 봤고,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으니 레저 부문(에버랜드와 골프장)의 이익 정상화도 기대할 만합니다.

에버랜드. 삼성물산

에버랜드. 삼성물산

바이오는 거의 대박급!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를 보유해 연결 실적으로 잡히는데요. 아시다시피 삼바가 지난해부터 돈을 아주 잘 벌고 있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네요. 실적만 놓고 보면 최근의 주가 하락은 좀 과한 측면이 있는 듯.

다양한 신사업으로 특유의 무거운 이미지도 바꿔 가는 중.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탈석탄’ 방침을 발표! 석탄과 관련된 모든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건데요. 3분기 마지막 남은 석탄 발전소 관련 손실(약 2000억원)이 반영되기도 했죠.

대신 택한 게 태양광. 7500억원을 들여 미국 텍사스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중인데 북미 지역에서 더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포스코와 손잡고 수소 사업을 시작했고, 동식물 등을 원료로 전기를 만드는 바이오매스 육성도 방향을 잡은 듯!

태양광. 셔터스톡

태양광. 셔터스톡

삼성물산엔 실적 외에도 주가의 향방을 좌우할 다양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일단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 이슈! 이미 1차 납부를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받고, 일부 지분 매각을 결정했는데, 배당을 통한 재원 마련도 필수적인 상황인데요. 적극적인 배당 확대 정책을 기대할 만한 시점!

보험업법 개정안 도입 여부도 불씨가 살아 있습니다. 현재 보험회사는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내로만 보유 가능! 그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취득 당시의 원가에서 현재 시가로 바꾸자는 게 개정안의 핵심인데요.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 원가로 계산하면 총자산의 0%대. 지금은 괜찮은 거죠. 그런데 이걸 시가로 바꾸면 금방 10%를 훌쩍 넘죠. 3% 넘는 나머지를 팔아야 한다는 얘기. 대충 계산해도 20조원이 넘습니다.

그냥 내다 팔면 삼성전자 지배력이 크게 약해질 수 있으니 현실적으로 그룹 내에서 소화해야 하는데요. 삼성물산이 인수할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자회사 지분가치가 총자산의 50%를 초과)해야 합니다.

래미안 바뀐 BI. 삼성물산

래미안 바뀐 BI. 삼성물산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문제지만 삼성전자 분할이든, 삼성물산 분할이든 엄청나게 복잡한 계산이 필요.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 단계에서 판단하긴 어렵고요. 삼성물산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당분간 삼성그룹 뉴스를 빠지지 않고 챙겨야 한다는 얘기!

별도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데요 대법원 확정판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 지금은 고민 안 해도 될 듯.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삼성그룹의 핵심, 파워는 더 세질 것

※이 기사는 11월 10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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