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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열정페이' 없는 현장실습…코리아텍 4~6개월 실습 [2021 대학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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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021 중앙일보 대학평가] 교육중심대학평가 

IPP(장기현장실습)에 참여한 코리아텍 메카트로닉스공학부 학생이 반도체 회사에서 공정 중 측정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코리아텍]

IPP(장기현장실습)에 참여한 코리아텍 메카트로닉스공학부 학생이 반도체 회사에서 공정 중 측정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코리아텍]

숙명여대 영어영문학부 4학년 김서경(23)씨는 최근 통번역 서비스업체 취업에 성공했다. 지난해 겨울 계절학기 때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6개월간의 현장실습을 통해서다. 김씨는 현장실습을 하면서 번역사와 외주 업체와의 소통을 돕고 번역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일을 했다. 그는 “현장실습이 인생의 전환점”이라며 “진로에 대한 갈피를 못 잡고 있었는데, 실습을 통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다”고 했다.

'열정페이 없다' 현장실습 질 높인 숙명여대

숙명여대는 중앙일보 대학평가 대상 대학 51곳 중 현장실습 참여 비율이 10번째로 높다. 단지 실습의 양만 많은 게 아니라 질도 높다. 지난해 기준 현장실습에 참여한 학생이 실습비를 받지 못하거나 40만원 미만으로 받는 '열정페이' 경우가 단 1명도 없었다. 2015년부터 실습비를 최소 40만원 이상 지급하는 곳으로 참여 기업을 정하는 등 학교에서 실습 관리를 해온 결과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숙명여대는 2021 중앙일보 대학평가 '교육중심대학 평가'에서 2위에 올랐다. 교육중심대 평가는 대학의 운영 방향이 연구보다 교육에 있다고 밝힌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교수연구 부문을 제외하고 기숙사나 장학금 등 교육여건과 취창업, 실습 등 교육성과를 위주로 평가한다.

2021 중앙일보 대학평가_교육중심대학

2021 중앙일보 대학평가_교육중심대학

특히 올해 평가부터 중앙일보 대학평가팀은 실습비(임금)를 받지 못한 실습은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현장실습을 하면서 제대로 실습비(임금)를 받지 못하는 '열정페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코로나에도 현장실습" 코리아텍, 취업률도 최상위

대학이 기업과 협약을 통해 학생에게 현장 경험을 쌓게 해주는 현장실습 제도는 취업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실제 일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취업 기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현장실습 자리는 크게 줄었다. 지난 2019년 평가에 비해 현장실습 참여 비율은 평균 20% 감소했다.

하지만 교육중심대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대학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올해까지 13년 연속 교육중심대 1위에 오른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은 현장실습 참여비율 1위다. 이 대학은 2012년 국내 최초로 '장기현장실습(IPP)' 제도를 운영했다. 3~4학년 학생이 산업체에서 4~6개월간 실습하는 것이 교과 과정의 일부다. 학생들은 월 평균 153만원 실습비와 40만원의 장학금까지 받는다.

이병렬 코리아텍 IPP센터장은 “신규기업 발굴 및 기존 기업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참여 기업을 확보했고, 학생들의 상담과 매칭에 노력을 기울여 코로나19 상황을 이겨냈다”고 했다. 높은 현장실습 비율은 취업 성과로 이어졌다. 코리아텍의 순수취업률은 82.7%로, 교육중심대 중 1위, 전체 평가 대상 중에선 2위다.

가천대 전경

가천대 전경

지자체와 산학협력 강화, ‘P-유연학기제’ 시행한 가천대

교육중심대 4위인 가천대는 12주간 일반과목을 운영하고 4주는 몰입형 프로젝트와 현장실습을 하는 ‘P-유연학기제’를 시행 중이다. 제도적으로 현장실습을 보장하면서 다른 대학과 달리 코로나19 이전보다 실습 참여 학생이 늘었다.

지자체, 지역 산업과 연계도 활발하다. 가천대는 2019년부터 경기도가 주관하는 ‘경기도형 대학생 취업브리지’ 사업에 선정돼 교내 전공교육(5개월)과 산업체 현장실습(5개월)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성남시와 ‘성남시 청년 전공 살리기’ 프로젝트를 협약해 관내 기업을 학생들과 매칭해 전공과 맞는 실무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전문가와 원격 강의도

O2O 하이브리드 강의실에서 조정호 전기공학과 교수가 ‘전자회로실험’ 실험·실습 과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수용 동작 추적카메라, 학생용 음성추적 카메라, 실험 영상을 촬영하는 수평·수직 카메라를 통해 교수자 - 오프라인 학습자 - 온라인 학습자들이 실시간으로 실습에 참여할 수 있다. [사진 순천향대]

O2O 하이브리드 강의실에서 조정호 전기공학과 교수가 ‘전자회로실험’ 실험·실습 과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수용 동작 추적카메라, 학생용 음성추적 카메라, 실험 영상을 촬영하는 수평·수직 카메라를 통해 교수자 - 오프라인 학습자 - 온라인 학습자들이 실시간으로 실습에 참여할 수 있다. [사진 순천향대]

코로나19로 달라진 수업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한 대학도 눈에 띈다. 순천향대는 지난해부터 대면과 비대면 수업이 결합된 교육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시간 강의 중계 시스템을 갖춘 ‘하이브리드 강의실’도 올해 기준 125개를 구축했다. 국내 최대 규모다. 이전부터 강의에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해 온 순천향대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 입학식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산업기술대에는 실리콘 밸리에 있는 미국 현지 전문가와 주 1회 3시간 실시간 원격으로 만날 수 있다. ‘4차산업혁명과 기업가정신’ 수업을 통해서다. 이 밖에도 창업 활동을 직접 하는 ‘창업현장실습’ 과목 등 다양한 창업교과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한국해양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지난해 기준 42%로 최상위권이다. 기숙형 교육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어 신입생 대상으로 기숙사에서 학습, 심리, 진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생활·학습 공동체를 형성해 적응력과 핵심역량을 키운다는 목표다.

2021 중앙일보 대학평가-계열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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