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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 인상 막아달라” 국민청원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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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코로나19 이후 골프장 이용료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골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코로나19 이후 골프장 이용료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골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과 함께 국내 골프장은 골퍼들로 북적이고 있다. 그러나 골프장들의 끝 모를 이용료(그린피) 인상에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지난달 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 시대 골프장 폭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해외여행은 물론 다른 레저 활동에도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골프 인구가 늘었다. 그러자 골프장들이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 등을 일제히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다. 골프를 하려면 부담이 크다.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6만6000여명이 해당 청원에 동의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내용의 청원이 제기됐지만, 당시에는 호응을 얻지 못했다.

골프장들은 고정비 상승과 서비스 개선을 명목으로 이용료를 올리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전국 387개 골프장 중에서 요금을 올리지 않은 곳은 16.2%(63개)에 불과했다. 올해 초 전국 대중제 골프장 주중 평균 입장료는 15만3000원, 주말 입장료는 20만원을 기록했다. 1년 새 주중 14.1%, 주말 10.4% 올랐다. 회원제 골프장도 주중 18만4000원, 주말 23만5000원이다.

예전에는 볼 수 없던 현상도 나타났다. 올해 충청권 41개 대중제 골프장 주중 평균 입장료는 주중 17만원, 주말 22만3500원으로 같은 지역 회원제 골프장 비회원 입장료(주중 16만4400원, 주말 21만7800원)를 앞질렀다. 비록 일부 지역이지만,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 대중제 골프장이 회원제 골프장보다 이용료가 비싼 사례가 나온 것이다. 또 최근 강원의 한 회원제 골프장이 주중 오전 그린피를 31만9000원에 올려 예약을 받았다. 평균 이용료보다 10만원 넘게 비싸다. 골프 업계 관계자는 “부킹이 어렵다 보니 비싼 가격에도 골퍼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예약한다. 그런데도 코스 상태, 서비스가 향상되지 않아 골퍼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국가에서 방역 완화 등 빗장을 풀면서,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태국, 하와이, 괌 등으로 떠나는 골프 여행 상품이 연이어 출시됐다. 일부 상품 중에선 골프 여행 전세기까지 등장했다. 골프 업계에서는 국내에만 머물러 있던 골퍼들의 수요가 내년 초부터 해외로 분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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