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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꼬붕""안철수와 작당"…김종인에 찍힌 尹 파리떼 누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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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김종인 전 위원장과 악연이 있으면 같이 일하는 데 껄끄럽지 않겠나.”

국민의힘 선대위 인선 작업에 대해 잘 아는 한 인사가 10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한 말이다. 기존 ‘국민캠프’에서 ‘모든 국민의 캠프’ 컨셉으로 확대 개편하려는 윤석열 후보와 “몇몇 인사는 빼야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겠다”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간 신경전을 언급하며 한 말이었다.

그러면서 더한 말이 윤 후보가 “중앙선대위 스피커 역할을 할 ‘이양수 수석대변인, 김병민 대변인’ 등 인선안을 11일 발표할 것”이란 거였다. 두 사람은 김종인 비대위 시절 각각 경선준비위원과 비대위원으로 일한 인연이 있다. 윤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도 김 전 위원장 시절 복당했다.

10일 오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역을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에 막혀 묘역 근처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기자단.

10일 오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역을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에 막혀 묘역 근처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기자단.

뇌관은 김 전 위원장이 말한 “윤 후보를 둘러싼 파리떼”가 누구냐다. 김 전 위원장이 이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있어 설만 무성한 가운데, 당내에선 그의 과거 인터뷰 기사가 다시 돌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호영 의원을 두고 “뒤에서 안철수 대표와 서울시장 후보직을 작당했다”고 했고, 장제원 의원에겐 “홍준표 꼬붕(부하)이다. 상대도 안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경선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한 주 의원은 4·7 재보선 승리 직후 김 전 위원장에게 “다시 모시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김 전 위원장이 몹시 격노했다는 후문이다. 한때 캠프 총괄실장을 했던 장제원 의원도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 등을 놓고, 김 전 위원장에게 “노욕에 찬 기술자 정치” 라며 날을 세운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 측은 “대선 선대위 구성 같은 중대한 문제를 놓고 사사로운 감정을 개입할 김 전 위원장이 아니다”고 전했다.

일단 양측은 “원활히 소통하고 있다”지만 툭툭 던지는 견제구가 예사롭지 않다. 권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김 전 위원장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면서도 “당 선대위 인선은 윤석열 후보가 결정할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합의가 있어야 하냐”는 질문에는 “합의라는 표현은 그렇고 기본적으로 후보가 제일 중심이다. 아마 긴밀한 협의는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견이 있을 경우 최종 결정은 윤 후보가 한다는 뜻이다. 권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 거론한 ‘임태희 총괄선대본부장-윤희숙·금태섭 공동선대위원장 카드’에 대해선 “어떤 역할을 할지 정해진 건 없지만 좋은 카드”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글로벌인재포럼2021 행사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1.10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글로벌인재포럼2021 행사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1.10 국회사진기자단

언론 접촉을 자제하는 중인 김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한 대담에서 윤 후보의 일부 측근을 ‘자리 사냥꾼’이라고 저격했다. 차기 지방선거 공천 등을 노리고 캠프에 합류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윤석열 캠프 내 구세력이 본격적으로 견제를 시작했다. 이준석을 내치고 김종인을 막아 자기들 맘대로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거들었다.

윤 후보 측은 통화에서 “큰 틀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구상하는 것과 생각의 줄기가 같다”며 “오히려 이준석 대표와의 접점 찾기가 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선대위 인선과 관련해 권영세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추경호 의원을 선대위 요직에 쓰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원한 윤 후보 측 인사는 “지난 8일 비공개 최고위 때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민주당은 선대위 다 꾸렸는데 우리도 빨리 꾸리자’고 채근하듯 말했다”며 “이미 인사를 포함한 계획이 짜여 있다는 식으로 들려 놀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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