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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힘내요" 투신 막으려 설치했던 '한강다리 글귀' 철거 왜

중앙일보

입력

서울 한강대교에 자살 예방을 위한 응원 문구가 적혀 있다. 뉴스1

서울 한강대교에 자살 예방을 위한 응원 문구가 적혀 있다. 뉴스1

서울시 한강 다리에 설치됐던 극단적 선택 예방 문구가 사라진다. 오히려 극단선택 장소로 인식돼 부작용이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한강대교 등에 설치된 극단선택 예방 문구 삭제에 착수해, 올해 말까지 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 자리는 '극단선택 방지 난간'이 메운다. 투신시도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높은 난간을 세우는 것이다.

서울시는 2012년 마포대교를 시작으로 한강대교에 "오늘도 힘내요" "당신의 얘기 잘 들어줄 거에요" "당신이 생각하는 내일은 생각보다 괜찮을 거예요" 등 표어를 붙였다.

하지만 오히려 각인효과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2년 마포대교의 투신 시도자는 15명에 불과했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생명의 다리' 캠페인 실시한 뒤 오히려 투신 시도자가 늘었다. 2013년엔 93명, 2014년엔 184명이 투신을 시도했다. 결국 시는 지난 2019년 마포대교에서 표어를 철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극단선택예방 문구가 널리 알려지면서, 이곳이 오히려 명소처럼 부각되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마포대교에 이 대신 난간을 설치한 결과, 최근 3년 동안 투신 시도가 24%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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