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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행거리 1000km 전기차 공개한다"…美 루시드 제칠까

중앙일보

입력

중국이 1회 충전에 1000km 넘게 주행하는 전기차를 공개한다. 10일 전기차 전문지 일렉트렉과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財聯社) 등에 따르면 광저우자동차는 오는 19일 개막하는 광저우국제오토쇼에서 새 전기차 ‘아이온(AION) LX 플러스’를 선보인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세계 최초로 한 번 충전에 1000km 이상 주행한다는 게 광저우자동차의 주장이다. 현재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의 ‘에어 드림 에디션’이 837km의 최대 주행거리 기록을 갖고 있다. 광저우자동차 설명대로라면 아이온LX가 루시드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긴 주행거리 전기차로 등극하게 된다.

'아이온 LX'의 모습. 'LX 플러스'도 같은 모습으로 개발됐다. [사진 광저우자동차]

'아이온 LX'의 모습. 'LX 플러스'도 같은 모습으로 개발됐다. [사진 광저우자동차]

1회 충전 주행거리 1008km  

중국공업신식화부는 지난 5일 2021년 제10차 ‘신에너지차 보급 응용추천 목록’을 발표하면서 승용차 42개 모델 안에 ‘아이온 LX 플러스’를 포함시켰다. 목록에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1008km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동등한 주행거리 평가에서 아이온이 루시드를 제칠 수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아이온 LX 플러스’의 주행거리는 유럽에서 과거 사용하던 NEDC(New European Driving Cycle) 방식으로 측정됐다. 급가속이나 주행모드 등은 반영하지 않고 차가 달리기 시작해 멈출 때까지 달린 거리를 측정한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도 이 측정 방식 대신 WLTP(Worldwide harmonis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 방식을 활용한다. 다양한 주행 상황까지 고려한 게 특징이다.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은 WLTP보다 엄격한 미국 환경보호청(EPAㆍ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의 기준에 따라 주행거리를 측정했다.

주행거리가 1008km로 기록된 '아이온 LX 플러스'의 신고 자료. [중국공업신식화부 홈페이지 캡처]

주행거리가 1008km로 기록된 '아이온 LX 플러스'의 신고 자료. [중국공업신식화부 홈페이지 캡처]

루시드보다 2단계 유리한 측정 기준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의 경우 미국(EPA)에서는 518km, 유럽(WLTP)에서는 560km의 주행 거리를 각각 인증받았다. NEDC로는 테스트받지 않았지만 이 경우 주행거리는 더 늘어나게 된다. 푸조 ‘e-208’의 경우 WLTP 기준으로는 최대 340km, NEDC 기준으로는 최대 450km까지 주행한다. 이런 상황을 루시드 ‘에어드림 에디션’에 적용하면 WLTP 기준으로 900km 넘을 가능성이 있다. 이 차는 아직 WLTP인증을 받지 않았다. 테스트 조건이 덜 까다로운 NEDC 기준으로 측정한다면 1000km까지도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이온 LX 플러스’를 WLTP나 EPA 기준으로 테스트하면 800km대 주행거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광저우자동차 측은 “영상 36도, 습도 90% 이르는 덥고 습한 환경에서 에어컨을 충분히 가동하면서 904km의 주행거리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WLTP나 EPA 기준으로 동등하게 비교해 보기 전까지는 어느 차종이 최장 주행을 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루시드 ‘에어드림 에디션'. [사진 루시드]

루시드 ‘에어드림 에디션'. [사진 루시드]

이처럼 주행거리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이온 LX 플러스’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은 앞세운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온 LX’ 모델 중 최고급 사양인 ‘아이온 LX 80D 맥스’ 전기차가 34만9600위안(약 6440만원)인 걸 고려하면 ‘LX 플러스’의 가격은 1억원 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이브이는 “아이온 LX 플러스는 가장 비싼 차가 되겠지만 알려진 주행거리가 실제라면 구매고객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리콘 음극재로 성능 향상  

특히 이 차에는 광저우자동차가 자체 개발한 ‘스펀지 실리콘 음극’ 기술이 적용됐다. 이 회사는 “이 기술을 적용해 리튬이온 배터리 셀의 단위 부피를 20%, 무게를 14% 줄일 수 있다”며 “셀 에너지밀도를 ㎏당 280Wh 이상으로 늘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음극재는 배터리가 충전될 때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역할을 해 수명과 충전 속도를 결정짓는다. 배터리 제조원가에서 12%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도 실리콘 음극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실렸는데, 대주전자재료가 개발한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됐다. 실리콘이 5% 함유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5분만 충전해도 최대 1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대주전자재료는 실리콘 함량을 7%로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SK온도 실리콘의 함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최근 양산에 돌입한 배터리 신제품 ‘젠(Gen)5’에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했다. 이 배터리는 BMW의 전기차 등에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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