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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 다 빠진 '2040 내연차 생산중단' 서약…현대차도 불참

중앙일보

입력

멕시코-미국 국경 근처에서 트럭 엔진 배기 파이프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 테스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멕시코-미국 국경 근처에서 트럭 엔진 배기 파이프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 테스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자는 국제사회의 서약에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1위 기업인 일본의 도요타를 포함한 4곳이 불참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 일본 역시 서명하지 않았다. 한국의 현대차·기아도 빠졌다.

배기가스0 서약…세계 5대 자동차 업체중 4곳 빠져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영국 글래스고에서 진행 중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수송분야’ 회의에서 7개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가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는 서약에 동참했다. 세계 5대 제조사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포드·제너럴모터스(GM)·볼보·다임러·재규어랜드로버와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 등이 서명했다.

차량 호출 서비스업체인 우버와 자동차 리스업체 리스플랜 등 24곳의 자동차 서비스 기업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하지만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도요타를 포함해 폴크스바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현대차·기아는 불참했다.

세계 1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일본의 도요타. 연합뉴스

세계 1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일본의 도요타. 연합뉴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는 2035년부터 전기차만 출시하는 순수 전기차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COP26의 서약에 동참한다고 해서 추가 이행 계획을 수립하거나 별도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 재규어 랜드로바와 볼보 역시 자사 일정에 맞춰 전기차 전환 계획을 수립해 이미 이행 중이다. GM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서약에 동참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대 자동차시장 중국·미국·독일·일본 불참 

NYT는 국가 단위에서는 영국·캐나다·네덜란드·노르웨이·스웨덴·인도 등 31개국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특히 세계 4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의 참여가 주목받았다. 반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2위인 미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자동차 제조 강국인 독일과 일본도 불참했다. 로이터통신은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 주요 자동차 시장인 국가들이 빠져, 서약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다만 국가의 불참 결정에도 여러 도시들이 개별적으로 서약에 동참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뉴욕·워싱턴을 포함한 개별 주, 찰스턴·애틀란타·시애틀 등의 도시가 서명했다. 브라질의 상파울루,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도 도시 차원에서 지지를 표명하며 서약에 사인했다.

영국 글래스고의 COP26에서 대표단이 지구 기후 변화를 나타내는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글래스고의 COP26에서 대표단이 지구 기후 변화를 나타내는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이번 COP26의 성패를 가늠할 ‘운명의 날’로, 에너지 분야(탈석탄) 회의가 이뤄진 4일과 ‘내연기관차 생산 종료 시점’을 결정하는 수송분야 회의 날인 10일이 꼽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4분의 1이 자동차·트럭·선박·버스·비행기 등 수송분야에서 발생한다. 수송분야 전체 탄소배출량의 절반 가까이를 자동차에서 내뿜는다.

환경운동가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섰다" 비판

하지만 탈석탄뿐 아니라 내연기관차 생산 종료와 관련된 서약에도 가장 큰 시장인 국가와 주요 기업이 불참하자, 환경운동가들은 “이들은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후안 파블로 오소르니오 그린피스 대표단장은 “이번 발표가 신뢰를 받으려면 독일과 미국을 포함한 모든 주요 자동차 제조 국가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며 “이번 주는 위기의 시간이며, 지도자들은 (내연기관차는) 더 이상 실행 가능한 투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OP26 회의장 근처에 기후 환경 운동가들이 시리아 난민 소녀를 형상화한 거대한 인형을 가져다 놓고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COP26 회의장 근처에 기후 환경 운동가들이 시리아 난민 소녀를 형상화한 거대한 인형을 가져다 놓고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는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데 막대한 기술 투자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약에 동참하기를 꺼린다”면서 “전기차 전환에 필요한 충전 및 전력 시설, 도로 등 인프라 구축을 정부가 맡겠다는 식의 국가 차원의 지원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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