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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법정서 자주봤다" 李 "기억 없다"…첫 만남서 묘한 긴장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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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시절) 20년 전에 성남 법정에서 자주 봤습니다.”(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보긴 봤을텐데, 저는 기억에 없더라고요.”(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차기 대선에서 맞붙을 두 주자의 첫 조우에선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1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 주최 ‘글로벌 인재포럼 2021’에서 각자 후보로 확정된 뒤 처음으로 만났다.

먼저 인사를 건넨 건 윤 후보였다. 그는 행사 시작 전 이 후보에게 다가가 “아이고 반갑습니다. 후보님”이라고 악수를 건넸다. 그러자 이 후보도 웃으며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정말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2021' 행사에 참석해 VIP간담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2021' 행사에 참석해 VIP간담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우리 윤 후보님 축하드립니다. 다시.”
▶윤 후보=“고맙습니다. (주변에) 우리가 이십 몇 년 전에 성남에서 법정에서 자주 뵈던 분이에요.”
▶이 후보=“제가 그 말씀을 들었는데(웃음) 보긴 봤을 텐데 저는 기억에 없더라고요. 왜냐하면 제가 형사 사건을 거의 안 했기 때문에.”
▶윤 후보=“아니 그래도 이따금씩 (법정에) 들어오셨어.”
▶이 후보=“아 그래요. 허허허”

1990년대 후반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이던 윤 후보가 당시 성남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후보를 우연히 만난 적이 있다는 점을 상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후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면서 윤 후보를 2차례 언급했다. 이 후보는 “특히 윤석열 후보님을 여기서 뵙게 돼 각별히 반가운 마음”이라며 “후보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인사말을 마칠 즈음에도 “오늘 존경하는 윤석열 후보님도 계시는데 우리 정부가 해야 될, 또 정치가 해야 될 일들에 대해 새롭게 한번 논쟁해보고 다투지 않고 우리가 합의할 수 있는, 꼭 해야 할 일들을 한번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그런 자리를 한번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만남을 제의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무대에서 내려오자 악수를 한 뒤 자신도 무대에 올라섰지만, 인사말에서 이 후보를 따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이재명 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왼쪽부터)가 1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 글로벌인재포럼2021' 행사에 참석해 손을 모으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이재명 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왼쪽부터)가 1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 글로벌인재포럼2021' 행사에 참석해 손을 모으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두 사람은 귓속말도 했다고 한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두 후보는 사진촬영 당시 대화를 나눌 때 잠깐 귓속말도 했다”며 “이 후보가 ‘여러 사람 거쳐서 대화가 전달되면 취지가 제대로 전달이 안되고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직접 대화할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후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이해하기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지난 5일 후보로 확정된 이후 축하 인사와 함께 줄곧 만남을 제의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회의에서 윤 후보를 향해 “이 나라의 미래를 놓고, 국민들의 삶을 놓고 진지하게 논의할 ‘1대1’ 회동을 제안드립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만남 제의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했었다.

이 후보의 이런 움직임에 민주당 선대위 본부장급 의원은 “‘49 대 51’ 박빙 대결이 될 이번 대선에서 초반 기선을 잡기 위한 기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1대1 토론’이 성사되면 이 후보의 강점인 정책 이해도와 토론 능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참석했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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