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광주를 찾는다.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지 22일 만이다. 5·18단체 등 광주 시민단체는 "5·18 민주정신을 더럽히려는 윤석열의 광주 방문을 반대한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를 방문해 국립 5·18민주묘지에 참배하고 희생자 유족들과 만난다. 파문을 일으켰던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사과와 함께 국민 통합 메시지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여야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윤 후보는 이틀 뒤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했지만 같은 날 밤 윤 후보 반려견 인스타그램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올라오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이에 윤 후보는 이달 초 광주 방문 일정을 검토했으나 참모진의 만류로 후보 선출 이후에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윤 후보의 광주 행을 앞두고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전날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정성 없는 사과 방문으로 민주 성지를 더럽히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병 주고 약 주는 정치쇼로 5·18정신을 더럽히지 말라"며 "윤 후보가 진정한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면 5·18의 헌법 전문 포함, 당내 5·18 왜곡 세력 청산, 전두환 등 헌정질서 파괴자의 국가장과 국립묘지 안장 배제,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약속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민단체는 5·18묘지 참배단과 열사 묘소를 선점하는 등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윤 후보의 일정을 제지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이날 5·18 민주화운동을 이끈 고(故) 홍남순 변호사의 전남 화순 소재 생가와 광주 5·18자유공원도 들를 예정이다.
11일에는 전남 목포에 있는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