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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장기투자의 손정의 vs 단기실적의 투자자

중앙일보

입력

한국계 손정의 회장이 경영하는 소프트뱅크그룹(도쿄증권거래소 9984, 통신회사 소프트뱅크는 자회사)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산 일본 주식 중 하나입니다. (네이버 라인과 야후재팬이 합병한 Z홀딩스는 그렇다 치고 한국 개미들이 기린홀딩스와 아사히맥주를 많이 산 것도 흥미로운 대목!) 구독자 lightan*****@gmail.com님이 의뢰해 주셨습니다.

손정의 회장. 셔터스톡

손정의 회장. 셔터스톡

소프트뱅크그룹(SBG) 실적을 견인하는 분야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는데요. 2000년대 초반엔 검색사이트 야후, 2006~2013년은 소프트뱅크 모바일, 2014~2017년은 알리바바, 그리고 지금은 비전펀드 1~2호입니다. 비전펀드 1호는 쿠팡과 영국 반도체 회사 ARM, 미국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 등에 투자했는데요.

최근 논란 끝에 상장한 공유오피스업체 위워크도 있죠. (위워크의 기이한 창업자 애덤 뉴먼 때문에 상장이 미뤄지고 손정의 회장이 후회하고 SBG와 뉴먼이 소송전을 벌이고 그래도 뉴먼은 수십억 달러를 챙기고 뉴먼 부인이 액운을 쫓는다고 향 피운 것은 막장 드라마..)

샌프란시스코 SOMA 지역의 위워크 지점. 셔터스톡

샌프란시스코 SOMA 지역의 위워크 지점. 셔터스톡

비전펀드 1호는 총 749억 달러(88조7565억원)를 81개 기업에 투자해서 현재 가치가 1207억 달러, 비전펀드 2호는 67억 달러를 44개 기업에 투자해서 현재 가치가 112억 달러입니다. 이것만 보면 ‘뭐 괜찮네’ 할 수도 있지만 주가적인 관점에선 상황이 복잡합니다.

올해 상반기엔 미국 성장주 때문에, 하반기 들어선 중국 정부 때문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SBG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지만 미국 성장주들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SBG가 투자한 테크 스타트업에도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SBG가 이런 시장 분위기를 상쇄할 새로운 ‘한 방’을 내놓지 못하면서 1분기 실적 발표 후 첫 거래일에 주가는 7.8% 하락!

그래도 SBG가 누굽니까. 20년 전 단돈(?) 2000만 달러 넣었는데 초대박을 터뜨린 알리바바의 주요 주주. SBG 순자산가치의 47%는 여전히 알리바바! 그래서 미국 성장주가 나쁘면 중국에서 제2의 알리바바가 나오면 된다며 SBG가 최대 주주로 있는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의 뉴욕 상장을 야심 차게 준비! IPO 규모는 중국회사 중 알리바바에 이어 2위!

디디추싱. 셔터스톡

디디추싱. 셔터스톡

그런데 상장 직후 중국 정부가 디디추싱의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모든 게 물거품…. SBG가 틱톡 모회사 바잇댄스를 비롯해 온갖 중국 회사에 엄청나게 투자한 것을 본 투자자들이 혼비백산!

SBG 주가는 현재 3월 고점 대비 36% 하락한 상태인데요. 작년 한 해 69% 상승한 것을 상당히 까먹었습니다. SBG의 최근 족적을 되짚어보면 장기투자(테크 스타트업은 당연히 장기투자) 관점의 손정의 회장과 단기실적을 보는 투자자들 간에 생각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비전펀드는 이런 점에서 손정의가 투자하는 종목을 모아놓은 ‘손정의 ETF’라고 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중국이 우려되고, 애덤 뉴먼 같은 ‘돌아이’가 또 나오지 말란 법이 없지만 손정의 회장의 투자철학에 공감하는 분들은 과감하게 장기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by. 앤츠랩

※이 기사는 11월 8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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