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학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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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논문 피인용 1위…장애인도 거뜬, 중앙대 로봇슈트 [2021 대학평가]

중앙일보

입력 2021.11.10 05:00

업데이트 2021.11.1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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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021 중앙일보 대학평가] 종합평가-교수연구 부문

신주영 성균관대 약학과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연구실에서 약물역학전공 학생들과 함께 역학조사 실험 분석 결과를 보며 토론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신주영 성균관대 약학과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연구실에서 약물역학전공 학생들과 함께 역학조사 실험 분석 결과를 보며 토론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역학’이란 게…주역 풀이 같은 건가요?”

신주영 성균관대 약학과 교수가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교수직을 옮겼던 2016년만 해도 ‘약물 역학’이라는 개념은 교수들에게도 생소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역학조사’는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용어가 됐다.

신 교수는 2008년부터 보건정책을 연구하며 약물이나 바이러스가 집단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국내 약물역학 분야의 선두 주자다.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원인과 결과를 판단하는 게 그의 전문 분야다.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부프로펜 성분의 약물을 투여하면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을 때 정확한 근거가 없어 전문가 사이에서도 논란이 됐는데, 신 교수팀에서 인과성을 증명해내기도 했다. 해당 논문은 2020년 약물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학술지 중 하나인 ‘임상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됐다.

2021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성균관대는 신 교수와 같은 연구진들의 뛰어난 연구 실적을 바탕으로 종합평가 교수연구 부문에서 4위에 올랐다. 특히 국제논문 게재가 활발하고(3위) 정부나 기업의 연구비 지원(2위)이 많았다. 그만큼 교내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외부 평판이 높다는 의미다.

이공계 성과가 연구경쟁력 척도...세종대 논문피인용 1위

중앙일보 대학 종합평가에서 연구부문 비중은 32%를 차지한다. 올해 평가에선 이공계 분야의 연구 경쟁력을 높인 대학들이 상위에 올랐다.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가운데 연구부문 순위에서 이공계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졌다.

연구 피인용 관련 지표 산출에 공동 참여한 글로벌 연구 평가 서비스 네이버 ‘스칼리틱스(Scholytics)’ 유봉석 서비스운영총괄은 “이번 평가가 특정 분야에 편중된 평가는 아니지만 공학의 비중이 큰 한국 연구 환경의 특성상 공학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대학들이 전체 분야의 피인용 평가에서도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전 세계적으로 단독 저자나 기관 내 혹은 국가 내 발행 논문보다는 국제 협업을 통한 논문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한국 역시 마찬가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공학 분야가 국제 협업 논문 비중 상승의 중심에 있어서 질적 향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대는 교수연구 부문 7위다. 특히 국제논문의 피인용 실적이 이번 평가 대상 대학 중 1위였고, 교수당 국제논문 게재도 5위에 올랐다. 논문의 양과 질이 모두 우수하다는 뜻이다.

2017년에 명승택 세종대 나노신소재공학과 교수 등이 발표한 ‘나트륨 이온 전지의 현재와 미래’ 논문은 자연과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피인용된 논문 중 하나다.

이 같은 성과는 교수의 실력만 보는 세종대의 깐깐한 채용 문화 때문이다. 학연·지연 등을 최소화하고, 오직 연구 성과와 교육 능력만으로 심사한다. 정기 채용 외에 인공지능(AI), 2차전지, 우주항공 등 미래 학문 분야는 1년 내내 우수 연구진을 채용한다. 세종대 교수팀 관계자는 “인센티브 등 연구 지원 제도가 잘 돼있다 보니 모든 학과에서 높은 경쟁률로 우수한 교수를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AI 융합연구 투자 나선 중앙대  

중앙대는 우수한 자체 연구비 지원(9위)과 국제 논문 게재 실적(9위)을 바탕으로 연구 부문 8위에 올랐다. 전통적으로 의약학, 사회과학 분야가 강한 대학이지만 최근에는 “모든 학문에 AI(인공지능)를 더할 것”이라는 박상규 총장의 선언처럼 공학 중심 융합연구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준 중앙대 기계공학과 교수(뒷줄 오른쪽 첫번째)가 연구팀원들과 함께 2020년 개발한 AI로봇자전거를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제공

신동준 중앙대 기계공학과 교수(뒷줄 오른쪽 첫번째)가 연구팀원들과 함께 2020년 개발한 AI로봇자전거를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제공

중앙대는 앞으로도 공학 분야의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신동준 중앙대 기계공학부 교수팀은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의 고난도 연구·개발(R&D) 지원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5년간 25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100m를 7초에 주파하는 착용형 로봇 슈트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지난해엔 AI 로봇자전거를 개발해 세계 재활로봇 올림픽 로봇자전거 종목에 출전, 하지마비 장애인 선수가 1200m를 3분53초에 완주하는 기록을 내기도 했다. 신 교수는 "사람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이해를 기반으로 사람과 협업하고 공존하는 로봇에 대한 연구가 계속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AI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돈 되는 기술이 살길...‘의료돼지’ 건국대, ‘항체의학’ 국민대

연구 논문뿐 아니라 교수들의 기술이전과 산학협력 성과로 우수 성과를 낸 대학들도 돋보였다. 축산·동물학 분야가 특화된 건국대 김진회(줄기세포재생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의료용 돼지 ‘메디 피그’를 통해 항암물질 제작 기술을 개발, 항암 치료 의료 기업에 해당 기술을 양도하고 공동 연구 중이다.

과학기술 교수당 기술이전 수입액이 평가 대상 대학 중 가장 많은 국민대는 의·약대가 없음에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클 ‘항체의약’ 분야를 전략적으로 키워 2018~2020년 3년 동안 약 88억원의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나무에서 코로나 억제물질 발견, 수익화 성공한 경희대

경희대는 교수당 기술이전 수입액이 6위일 뿐 아니라 기술 건수당 수입액도 5위였다. 수익화한 기술의 양과 질이 좋았다는 의미다. 천연재료를 이용한 바이오·헬스 분야에 특화된 경희대 강세찬(생명공학원) 교수 연구팀은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나무 담팔수 추출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할 가능성 있는 원료를 발견해 중국과 공동 사업을 진행하는 등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10건의 기술이전으로 5억원이 넘는 기술이전 수익을 거뒀다.

강 교수는 “대학은 연구를 하는 곳이지만, 응용연구는 기술개발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연구진과 산학협력에 참여할 기업들을 잘 연결해주는 게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2021 중앙일보 대학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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