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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도 불안, 발전 5사 중 3곳 요소수 재고 한달치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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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정부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수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가운데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에서 관계자가 요소수 공급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요소수는 차량용 외에도 발전소, 소각장, 석유화학이나 시멘트 공장의 일부 공정에도 사용된다. 2021.11.5/뉴스1

(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정부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수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가운데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에서 관계자가 요소수 공급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요소수는 차량용 외에도 발전소, 소각장, 석유화학이나 시멘트 공장의 일부 공정에도 사용된다. 2021.11.5/뉴스1

정부가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전방위로 움직이면서 요소수 8037t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단 한 고비는 넘기겠지만 물류대란 등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9일 정부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 합동단속반은 민간 수입업체가 보유하고 있던 요소 3000t을 찾았다. 정부는 이 중 700t을 요소수로 즉시 전환하기로 했는데, 이는 2100t가량의 요소수를 생산할 수 있다.

요소수에 들어가는 요소 함량은 31.8~33.2%로, 단순 계산하면 요소 1t으로 요소수 3t을 만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차량용 2000t도 생산공정에 투입해 요소수로 전환할 계획이다. 약 6000t 추가 공급이 가능한 셈이다. 정부는 다음 주 베트남에서 차량용 요소 200t을 들여온다. 여기에 호주에서 들여오기로 한 요소수 2만7000L(약 27t)는 계획대로라면 11일 국내에 도착한다. 국회 한·중남미 의회외교포럼 대표단이 연말까지 공급받기로 약속받은 1200t의 요소수도 있다. 국방부도 이날 자체 보유 중인 요소수 예비분 210t을 민간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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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요소를 모두 요소수로 전환하고, 여기에다 호주·멕시코에서 들여올 요소수와 국방부 예비분을 모두 더하면 대략 8037t을 확보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국내 경유자동차의 하루 평균 사용 요소수가 약 900t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8~9일 사용량이다.

하지만 추가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요소 수출 재개나 수입처 다변화 같은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아서다. 대규모 물량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산업계 전반은 물론 일상의 피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요소수 대란’이 이어질 경우 물류·교통에 이어 화력발전소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5개 발전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발전 5사 중 3곳의 요소수 재고가 한 달 사용분밖에 남지 않았다. 울산·동해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동서발전은 지난 4일 기준 총 335t의 요소수를 비축하고 있다. 동서발전이 화력발전을 위해 지난해 사용한 요소수는 5611t이다. 월평균 사용량이 478t에 달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요소수 335t은 22일이면 소진되는 양이다.

화력발전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데 요소수나 암모니아수를 사용한다.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을 초과하면 개선 명령, 과징금 부과, 조업 정지 순으로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발전소 가동에 요소수가 꼭 필요하다는 의미다. 배출량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난방을 위한 전력이 필요한 겨울철에 일부 발전소 가동 중단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삼천포·영동 화력발전소를 관리하는 한국남동발전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4865t의 요소수를 사용했다. 삼천포와 영동 화력발전이 4일 기준 보유한 요소수는 총 258t 분량이다. 10월까지의 사용량이 이어진다고 보면 약 16일이면 요소수 재고가 바닥난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요소수가 부족하면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허가 기준을 넘을 수밖에 없어 발전 정지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체 화력발전 중 요소수를 사용하는 곳은 10%가 조금 넘는다”며 "다른 화력발전은 요소수가 없어도 가동할 수 있고 겨울철 전력사용량을 고려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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