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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롯데·현대·IBK보험 그나마 높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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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퇴직연금에서 원리금을 보장하는 상품의 수익률이 비교적 높은 곳(상위 10%)은 롯데손해보험·현대해상화재보험·IBK연금보험으로 나타났다. 원리금을 보장하지 않는 상품에선 광주은행·삼성생명·IBK연금보험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았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회사 33곳을 평가한 결과를 9일 공개했다.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업장에선 직원들이 퇴직할 때 지급할 돈(퇴직연금 충당금)을 외부 금융회사(퇴직연금 사업자)에 맡겨둬야 한다. 이번 평가는 금융회사들이 이 돈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지 점검한 것이다. 은행 11곳, 보험사 15곳, 증권사 7곳이 평가에 참여했다.

덩치 커진 퇴직연금, 수익률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덩치 커진 퇴직연금, 수익률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고용부와 근로복지공단은 일곱 가지 항목별로 상위 10%에 해당하는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정했다. ‘운용상품 역량’ 항목에선 다섯 곳(미래에셋생명·삼성생명·신한은행·한국투자증권·현대차증권)이 상위 10%에 들어갔다. ‘수수료 효율성’ 항목에선 세 곳(부산은행·신한금융투자·현대차증권)이 꼽혔다.

‘조직역량’ 항목에선 네 곳(미래에셋증권·삼성생명·삼성증권·삼성화재), ‘서비스 역량’ 항목에선 여섯 곳(교보생명·미래에셋증권·삼성생명·신한은행·한국투자증권·KB국민은행)을 상위 10%로 선정했다. ‘교육 역량’ 항목에선 세 곳(교보생명·미래에셋생명·삼성생명), ‘연금화 역량’ 항목에선 세 곳(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현대차증권)이 상위 10%에 해당했다.

운용사의 퇴직연금 수수료 수입, 주요 은행·증권사 IRP 수수료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각 사]

운용사의 퇴직연금 수수료 수입, 주요 은행·증권사 IRP 수수료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각 사]

한국연금학회에 따르면 퇴직연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55조원에 달했다. 올해 말까지는 29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최근 5년 동안 퇴직연금 수익률은 평균 1.64%에 불과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화폐 가치를 따지면 퇴직연금에 맡긴 돈에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고용부와 근로복지공단 평가에서 수익률 상위 10% 금융회사에 꼽힌 A사의 경우 지난 3분기 퇴직연금 수익률이 1.94%에 그쳤다. 다른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1.87%였다.

금융권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대가로 받아가는 수수료는 1조원대에 이른다. 수익은 ‘쥐꼬리’처럼 내면서 막대한 수수료를 챙긴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평가의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한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는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자산배분 등에 대한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정보 제공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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