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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고 볶아도 무대에선 하나, 음악인 부부 여섯쌍의 하모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예무스’ 김재은 단장(가운데). 11회 정기연주회 사회를 맡은 김용진 피아니스트(왼쪽), 임혜인 무대 연출가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번 공연은 11, 1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사진 예무스]

‘예무스’ 김재은 단장(가운데). 11회 정기연주회 사회를 맡은 김용진 피아니스트(왼쪽), 임혜인 무대 연출가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번 공연은 11, 1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사진 예무스]

피아니스트 임효선·정은현 부부, 피아니스트 오윤주와 첼리스트 김우진 부부, 또 성악가 부부 네 쌍. 음악가 모임인 ‘예무스’의 제11회 정기연주회에 출연하는 부부 연주자들이다. ‘예술인들의 무리’라는 뜻인 예무스의 김재은(피아니스트) 단장은 “음악가 부부가 굉장히 많다.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무대에서 풀어내는 음악적 이야기의 재미를 전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예무스’는 2011년 창단해 매년 스토리가 있는 음악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에만 코로나19로 쉬었다. 2014년엔 비올라 넷, 플루트 넷 식의 4중주로만 된 공연을 열었고, 2018년 부부 음악가 공연을 했으며, 2019년엔 스승과 제자로 짝을 지어 무대에서 함께 연주했다. 김재은 단장은 “부부 연주의 호응이 예상보다 훨씬 더 좋아 앙코르처럼 한 번 더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11일과 12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김 단장은 “여러 아이디어로 매년 공연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어찌 됐든 함께,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연주한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에선 여섯 쌍 부부들의 연주에 더해 첼리스트 주연선, 피아니스트 정재원, 비올리스트 이수민 등 어려서부터 음악을 함께 해온 동갑의 연주자들도 특별 출연 격으로 무대에 올라 ‘동반’의 의미를 되새긴다. “우애와 부부애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삶을 형성해나가는지, 인생의 의미를 풀어가 보려 한다. 때로는 경쟁하고 의견 차이도 있지만, 무대에서만큼은 좋은 음악을 위해 하나가 되는 아름다움도 발견할 수 있다.”

‘예무스’에 현재 소속된 연주자는 200여명에 이른다. 2011년엔 13명으로 시작했다. “작은 무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들이 함께 연주하는 일이 정말 즐거워서 아예 단체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후 매년 정기연주회는 물론 호스피스 병동에서 위로의 음악회를 열고, 노숙자들을 위해서도 연주했다. 지방의 중고등학교에 찾아가 학생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기도 했다.

김재은 단장은 서울예술고등학교의 음악교사로 지난해 8월 정년퇴임했다. “스물 세살이던 1981년 3월 부임해, 유학과 교환교수 시기를 빼면 꼬박 33년 8개월 재직했다”고 했다. 한국의 유망한 음악인들이 거의 빠짐없이 학교를 거쳐 갔다. “실력 있고, 외국의 빼어난 학교에서 학위를 마치고 돌아온 연주자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었다.” ‘예무스’에 피아노·바이올린 연주자뿐 아니라 타악기·하프·기타·금관악기·성악까지 다양한 장르가 포함된 배경이다.

‘예무스’는 색깔이 분명한 무대로 존재감을 알리면서 언젠가는 사회에 공헌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음악 교육을 하는 꿈이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경제적 부담 없이 음악을 배우고, 연주자들은 교육을 통해 일자리를 보장받는 선순환을 이루고 싶다.” 김 단장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이지만 즐겁다”며 “앙상블로 음악의 감동을 나누고, 우리의 삶 또한 아름다운 빛으로 채우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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