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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헝다 발 中 부동산 위험, 세계 경제 악영향 끼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불러올 악영향이 세계 경제로 번질 수 있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고했다. 부도 사태에 직면한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처럼 과도하게 빚을 낸 기업과 금융 기관에서 시작된 위기가 중국과 무역 등으로 연결된 세계 각국의 경제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다. AFP=연합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불러올 악영향이 세계 경제로 번질 수 있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고했다. 부도 사태에 직면한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처럼 과도하게 빚을 낸 기업과 금융 기관에서 시작된 위기가 중국과 무역 등으로 연결된 세계 각국의 경제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다. AFP=연합

중국의 부동산 위기에 따른 악영향이 세계 경제로 번질 수 있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고가 나왔다. 중국 최대의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처럼 과도한 빚을 진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중국과 무역 등으로 얽혀 있는 각국의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ed는 이날 발간한 반기 금융안정성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 규모와 함께 교역 등으로 형성된 다른 국가 경제와의 긴밀성을 감안하면, 중국 금융의 불안요소가 글로벌 금융 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전세계 경제 성장에 위험이 될 수 있고 나아가 미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Fed가 주목한 것은 중국 민간과 공공분야의 과도한 부채다. 보고서는 “중국의 중소규모 은행이 과도한 빚을 내주면서 부동산 가치가 부풀려졌다”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레버리지(차입)를 낸 기관에 규제가 집중되면 부채 규모가 큰 기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헝다그룹 사태처럼 부동산 분야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채 규모가 큰 기업의 위기가 발생하거나, 거품이 과도하게 낀 부동산 시장에 조정이 발생하면 금융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헝다그룹은 중국 당국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억제하려 내놓은 각종 규제로 채권이자 지급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부동산 이외의 분야로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자본금의 상당수를 회사채와 은행 대출 등 부채로 조달한 것이 화근이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두고 “중국에 매우 국한된 문제”라며 “미국이 직접적으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사진은 12월 1일 미 의회에 출석해 증언할 때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두고 “중국에 매우 국한된 문제”라며 “미국이 직접적으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사진은 12월 1일 미 의회에 출석해 증언할 때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당초 Fed는 헝다그룹 발 중국 부동산 위기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분석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두고 “중국에 매우 국한된 문제로 미국이 직접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작다”며 "다만 파산 위기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세계 금융환경에 영향을 미칠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헝다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충격으로 부동산 개발업체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정크본드(고금리·고위험 회사채)의 금리가 치솟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정크본드 ICE BofA 지수의 금리는 지난 6일 25.77%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22.71%)보다 무려 3.06%포인트가 급등했다. 중국 정크본드의 금리가 25%를 넘은 것은 세계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이다.

채권의 금리가 높아졌다는 것은 채권값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ICE BofA 지수에 담긴 정크본드 종목의 실제 가치는 730억 달러(약 86조원)로, 실제 액면가(1120억 달러)보다 390억달러 하락했다. WSJ은 “불과 6개월 전인 지난 5월에는 실제 가치와 액면가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짐 베누 AXA인베스트먼트 아시아 채권 책임자는 “우량기업조차 (중국 내 부동산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며 “시장의 위기가 (기업 활동에 고려해야 할) 본질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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